태풍 때 원전 6기 가동 중단, 염분 전력량 계측기에 흡착돼 섬락(불꽃) 발생 때문

안조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5 14: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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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 조사 결과 발표

[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고리 3~4호기 모습

 
이달 초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영향으로 발생한 원전 6기 가동 중단 사태는 강풍이 동반한 염분이 전력량 계측기에 흡착돼 섬락(불꽃)이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태풍으로 인한 원전 8기(고리1·2·3·4, 신고리1·2, 월성2·3)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태풍으로 인해 정상 가동중인 원전 6기가 집단적으로 정지된 사태는 사상 처음이다.
이때 정지된 원전 6기 모두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조사 대상인 원전 8기 중에 태풍 이전부터 고리 1호기는 영구정지(2017년)로, 고리 2호기는 계획예방정비에 있어 가동이 정지된 상태였다.
고리1·2·3·4호기와 신고리1·2호기는 지난 3일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돼 비상디젤 발전기가 기동됐다.
이 가운데 정상운전 중이던 고리3·4호기와 신고리1·2호기는 가동을 멈췄다.
지난 7일에는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월성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단 두 차례의 태풍으로 원전 8기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 중 6기가 가동을 멈춘 것이다.
원안위 조사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고리1·2·3·4호기와 월성2·3호기의 경우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계측하는 계기용변성기에 태풍시 강풍이 동반한 염분이 흡착돼 섬락이 발생했다.
당시 스위치야드에 있는 차단기가 개방돼 있었다.
계기용변성기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계측하는 기기다.
섬락은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현상이다.
소외전원 공급이 차단된 고리1·2·3·4호기는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기동됐다.
특히 고리3·4호기의 경우, 태풍이 지나간 후인 지난 4, 5일에 태풍 시 흡착된 염분으로 인한 섬락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대기보조변압기 전원이 차단,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신고리 1·2호기는 강풍으로 인해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765kV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철탑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했다.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됐고 원전도 정지돼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원안위와 산업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외부에 노출된 변압기 등 주요 시설물을 밀폐 설비로 전환할 방침이다.
염해로 인한 섬락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고리2·3·4호기, 월성2·3·4호기, 한빛1·2호기의 주변압기, 대기변압기, 계기용변성기 등 구간을 밀폐설비로 변경한다.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범위를 고려해 사전에 출력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정지 등 원전의 안전한 운영 방안도 마련한다.
원안위는 한국전력 관리영역에 대해서도 향후 유사한 피해 재발방지를 위해 염분에 강한 재질로 애자를 교체하는 등 설비를 보강하고, 지리적·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전력설비의 안전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원안위는 손상부품 교체, 염분제거 등 정상 운전을 위한 한수원의 조치가 완료되면 이를 철저히 확인해 원전 재가동을 허용하고, 송전설비 관리 프로그램을 반영한 관련 절차서 마련 등 재발방지대책의 이행계획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인근 고리 원전에는 최대풍속 32.2m/sec의 강풍이 불었다.
부지 내 총 6기 원전(고리1·2·3·4, 신고리1·2)에서 소외전원 공급이 연쇄적으로 중단, 비상디젤발전기가 기동됐다.
이로 인해 4기 원전(고리3·4, 신고리1·2)이 정지됐다.
또 태풍 하이선 때는 월성원전 부지에 최대풍속 33.1m/sec의 강풍이 불었다.
월성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되는 상황에서 소외전원이 유지, 원자로는 60% 출력상태로 가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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