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스트론튬 신속분석법을 개발한 임종명 원자력환경실장(왼쪽)과 김현철 박사./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바닷물에 섞인 스트론튬(Sr-90)의 양을 기존보다 10배 빨리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바다에서 방사성 오염수가 어떤 경로로 확산돼 가는지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스트론튬은 원자로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방사성물질로, 이를 통해 방사성 오염수의 향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닷물 속에는 스트론튬과 유사한 물질이 많아 따로 분리해 측정하는 일은 고난도 기술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이를 이틀 만에 분석할 수 있는 ‘자동핵종분리장치를 이용한 해수 중 방사성 스트론튬 신속 분석법’을 선보였다.
스트론튬-90(Sr-90)은 시간이 지나면 베타선을 방출하면서 이트륨-90(Y-90)으로 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론튬의 양은 줄어들고 이트륨의 양은 늘어난다.
연구팀은 스트론튬보다 분석이 쉬운 이트륨의 양을 대신 측정하는 방법으로 스트론튬의 양도 간접적으로 알아내는 방법을 찾았다.
이트륨-90을 흡착하는 수지(resin)와 자체 개발한 자동핵종분리장치(KXT-H, Kaeri eXtraction Technology-Hybrid)를 이용해 이트륨-90으로 스트론튬-90의 양을 간접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바닷물 속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녹아있다.
특히 스트론튬-90과 화학적 움직임이 유사한 물질이 많아, 그 중에서 극미량인 스트론튬-90만을 정확히 분리해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동안 바닷물에 특정 이온을 추가해 탄산스트론튬(SrCO3)으로 변화, 침전시키는 과정 등을 수차례 반복해 스트론튬-90의 양을 분석하는 침전법을 사용했다.
이는 정밀하지만 복잡하고 분석에만 3주가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신속분석법은 분석공정을 단순화하고 자동화하여 10배 빠르게 분석한다.
검출할 수 있는 최소 농도는 0.4m㏃/㎏(밀리베크렐퍼킬로그램)으로, 표본 1㎏ 중 0.4m㏃의 방사능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침전법의 최소검출가능농도(MDA)인 0.2m㏃/㎏과 유사한 정밀도이다.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시점은 사고가 발생 후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만큼 표본 채취 후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이 중요하다.
신속분석법은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로 오염수 확산 범위와 이동 경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시점에는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신속분석법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라고 했다.
이트륨 측정에 사용되는 자동핵종분리장치는 2017년 김현철 원자력연 박사 연구팀이 개발해 같은 해 분석장비업체 ‘비앤비’에 기술 이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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