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중국·러시아에 시장 빼앗긴다” 경고
[에너지단열경제]김경석 기자= 북한이 미래 에너지, 자원 경쟁을 좌우할 수 있는 희토류 시장에서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 광업대학 객원연구원인 패트리샤 슈커는 안보 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NI)에 기고한 논문에서 북한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고밀도 희토류 자원을 갖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글로벌 추세를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준회원이기도 한 슈커 연구원은 미래의 에너지·자원 전쟁이 희토류로 대변되는 새로운 에너지와 기술로 옮아가고 있음을 지적한 뒤, 산업 전체가 소수 희토류 금속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기 때문에 희토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심대한 글로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상대적으로 희토류를 보유한 나라는 엄청난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커 연구원은 지난 수십년간 축적된 기술로 주기율표 상 17개 원소로부터 에르븀과 세륨, 사마륨, 리튬 등과 같은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슈커 연구원은 폭탄과 레이저, 레이더, 음향탐지기 등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네오디뮴’을 비롯해 미사일 유도와 비디오 시스템 제작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 전기동력화에 사용되는 ‘테르븀’ 등 희토류는 무기산업에도 필수적 자원이라며,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러시아의 S-400, S-500 방공미사일시스템도 희토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 광산이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으로 알려졌으나, 뒤늦게 희토류의 중요성을 자각한 중국이 광물 채굴에 나서면서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국은 값싼 노동력과 환경파괴 우려가 덜한 여건을 바탕으로 전세계 희토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세계 희토류 생산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5천500만톤(t)의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슈커 연구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가 북한지역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밀조사를 하면 중국보다도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직 북한은 미국과 UN의 제재로 사실상 외부와 완전히 단절돼 있고, 희토류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생산이 힘든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슈커 연구원은 “북한의 정주 광산에 약 2억1천620만톤의 희토류 산화물이 매장돼 있다”면서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매장량의 2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계속되는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업들과 40여건의 투자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90%는 중국업체들이다.
중국은 인접국의 장점을 앞세워 북한에서 17개 희토류를 최대 2천만톤까지 생산한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슈커는 “중국이 북한의 희토류를 선점하려는 것에 대해 한국 안에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것도 희토류 생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슈커는 “북한의 희토류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자칫 중국과 러시아에 시장을 빼앗기고 후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희토류는 원소주기율표 상 원자번호 57번에서 71번에 배열된 란탄, 세륨, 디스프로슘 등을 통칭하는 희귀 광물이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이고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사일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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