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급 위해 개발 적극 추진
단 북미에 비해 걸림돌 다수 존재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 기술적 제약으로 오랫동안 채굴이 이뤄지지 못하다 2000년대 들어 수평정시추 기법 등이 상용화되며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에너지가 있다. 탄화수소가 풍부한 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로 더 깊은 지하로부터 추출되는 ‘셰일가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셰일가스가 2010년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매장량 덕분이다. 향후 60년, 10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양에다 중동산 석유보다 가격도 저렴해 우수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지만 특히 중국,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에 많은 셰일가스 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 유럽에도 셰일가스는 17.7조㎥, 전 세계 187.4조㎥의 약 9%가 매장돼 있다. 다만 개발에 불가결한 수압 파쇄 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수 국가의 시각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상업 생산의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군다나 미국과 비교하면 셰일가스 생산 환경이 열악하다. 지질학적 조건으로 보면 미국의 셰일가스층은 305∼4,115m 깊이에 분포된 반면 유럽은 1,000∼4,999m 깊이에 분포돼 있다. 법률 체제 측면에서 봐도 유럽은 국가가 채굴권을 소유하고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은 조건을 갖고 있다. 규제환경 역시 미국은 개발에 우호적이나 유럽은 엄격하다.
그럼에도 에너지 안보와 신재생에너지의 대체수단 측면에서 셰일가스는 귀중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약 2주간 가스공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셰일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또 재정위기로 인해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감소함과 더불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각국의 원전 철회 정책으로 대체에너지원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셰일가스가 부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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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내 사용 가스 공급원 비중 및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율 좌 : 2010년 가스공급원 비중(%)(빨간색부터 : Gazprom(러), 국내생산, 독일)(10억m³) 우 : 러시아 가스에너지 의존율이 높은 EU 국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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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의 셰일가스 분지 분포도/ EIA |
유럽에서 셰일가스가 가장 많은 국가는 폴란드다. 유럽 전체의 30%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폴란드의 그 매장량은 187Tcf(Trillion Cubic Feet)로 파악되며, 실제 채굴 후 사용 가능한 양은 792Tcf 로 추정된다. 미국 에너지 정보관리국(EIA)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매장량으로 세계 32개국 중 11위, 유럽국가에선 1위를 차지했다.
셰일가스는 주로 발틱, 포들라시에, 루블린에 분포돼 있다. 하지만 이들 셰일층은 평균 1만 피트에 위치한 데다 단단한 암반층이 존재해 기존의 채굴 장비로는 작업이 힘든 부분이 있다.
폴란드는 에너지 자급률 제고와 국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셰일가스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2012년 정부가 셰일가스 개발 협력에 합의했고 2014년에는 53건의 셰일 자원을 대상으로 하는 탐광 라이선스가 발행됐다. 미국 에너지 기업 BNK Petroleum 사는 폴란드를 셰일가스 투자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꼽았다. 셰일가스 채굴권 획득비용 및 기업 소득세가 타 국가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독일과 스페인의 경우 기업소득세율 (CIT)이 30~40%, 미국은 35%인 반면 폴란드는 19%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미와 여타 국가에 비해선 셰일가스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되는 요소가 많다. ▲높은 시추비용 및 소요시간 ▲관련법 제정 필요 ▲유럽 내 환경오염문제 대두 등으로 폴란드는 상업 생산을 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폴란드 내 시추공 하나에 드는 비용을 1,5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셰일가스 탐사권을 획득하고 매장량을 추정하기 위해선 보통 2~3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한다는 걸 고려하면, 한 회사당 적어도 4,500만 달러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때문에 대다수 기업이 셰일가스 생산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탐사하는 수준에만 머무를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 폴란드에는 셰일가스와 같은 비전통가스의 탐사 및 추출 관련한 세부적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법규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불어 셰일가스 개발에 사용되는 수압파쇄기술이 화학물질로 인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환경적 문제가 제기돼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은 셰일가스 매장층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주로 위치해 개발에 대한 환경적 부담이 상당한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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