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최고 기온 계속 경신, 2020·2016년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
열돔 이미지
최근 연일 최고기온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북미 서부의 폭염이 기후변화로 인한 열돔(Heat Dome)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열돔은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찬 공기와 따듯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돼 ‘지붕’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지열에 데워진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외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폭염이 일어나는 빈도와 강도, 지속성을 볼 때 폭염의 원인이 기후변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십 년 전부터 이미 예견됐던 현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고기압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하강기류가 발생하면서 지상의 공기를 누르는 ‘단열압축’ 현상이 만들어져 기온이 오르게 된다.
이번 폭염의 중심지인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워싱턴주 시애틀 등에서는 하강기류가 산 경사면을 타고 아래로 흐르면서 고온 건조해져 기온상승이 생기고 있다.
캐나다 환경부의 선임 기후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폭염의 이른 시기와 강도, 지속성을 볼 때 기후변화를 부르는 지구온난화에 책임을 돌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폭염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이제는 인간과 관련된 요인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온난화를 촉진하는 탄소배출과 같은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70∼1980년대 이후로 기후학자들이 지구 온난화 때문에 폭염이 더 잦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며 “많은 이들이 전례 없는 이번 폭염에 충격을 표시하지만, 수십 년간 그 조짐은 계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짐 핸슨은 1988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십 년 내로 많은 지역에서 인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기온 변화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해당 기간에 접어들면서 지구 곳곳에서 폭염은 강력해졌다.
2003년 유럽 폭염은 7만명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2010년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러시아에서 5만 명이 사망했다.
이번 폭염도 심상치 않다.
지난 28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 최고기온이 섭씨 47.9도까지 올라 최고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리턴의 기온은 전날 46.6도였고 이는 종전 최고기온인 45도를 1.6도 웃도는 것이었다.
미국 포틀랜드와 시애틀 기온도 28일 각각 46.6도와 42도를 기록해 신기록을 세웠다.
포틀랜드는 사흘 연속으로, 시애틀은 이틀째 최고기온 기록 경신이다.
북미 지역뿐 아니라 유럽도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갈수록 위협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미국 13개 연방기관이 참여한 2018년 미국 기후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발생 건수는 1960년대 연간 2건에서 2010년대에는 연간 6건으로 증가했으며 폭염 지속 기간도 1960년대 20여 일에서 2010년대 60여 일로 45일 더 길어졌다.
NYT와 유럽 연구기관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전세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해 20년 가운데 19년이 2000년 이후였으며 2020년이 2016년과 함께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기후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악시오스에 현재 거론되는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저평가된 것이라면서 이런 온난화 수치가 “최고치가 아닌 최저치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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