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태평양에서 보이는 물결 모양 구조의 차가운 해수 흐름이 열대 불안정파를 나타내는 모습/IBS 제공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도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이 독일 막스플랑크기상연구소, 미국 하와이대와 함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자연기후 변동성을 예측한 결과다.
연구팀은 IBS의 슈퍼컴퓨터인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와 해양의 기상·기후 현상을 시뮬레이션했다.
조사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할 경우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이 현재 기후 대비 6% 약화됐으며 4배 증가하면 31% 약해졌다.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 온도의 이상현상인 ‘엘니뇨-남방진동(ENSO)’은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균보다 높은 상태인 엘니뇨와 낮은 상태인 라니냐 사이의 순환을 말한다.
지난 1만1000년 동안 중단 없이 지속된 강력한 자연 기후 변동 현상이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의 100㎞ 해상도 보다 4배 높은 해양 10㎞, 대기 25㎞의 공간해상도로 기상·기후 현상을 시뮬레이션했다.
대기와 해양에서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기상·기후 현상들까지 상세하게 예측했다.
엘니뇨·라니냐 발생과 종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기 열대저기압과 적도 태평양 열대 불안정파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현재보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와 4배로 증가시켜 적도 태평양 내 열의 이동을 추적함으로써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 약화의 주요 원인을 규명했다.
지구온난화 기후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증발이 증가한다.
이는 엘니뇨-남방진동에 ‘음의 피드백’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해 엘니뇨 발달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온난화로 적도 동-서태평양 사이의 온도차가 줄어들면, 이로 인해 ‘양의 피드백’ 역시 약해져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을 약화시켰다.
엘니뇨-남방진동은 현상을 강화시키는 ‘양의 피드백’과 약화시키는 ‘음의 피드백’의 결합으로 결정된다.
지구가 온난화되면 음의 피드백이 더 강해져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강하게 발달할 수 없게 된다.
연구팀은 열대 불안정파가 엘니뇨-남방진동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지구온난화 기후에서는 열대 불안정파가 약해지고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 약화를 완화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IBS 기후물리 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속적인 온난화가 수 천 년 동안 계속된 가장 강력한 자연적 기후 변동을 잠재울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7일 기후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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