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 역대 최초, 최고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상이변이 속출한 한해였다.
지난해 1월은 역대 가장 따뜻했고, 6월 평균기온이 7월보다 높았던 첫 해이기도 하다.
장마도 50여일 넘게 이어져 역대 가장 긴 장마철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최근 '2020년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를 '날씨가 증명한 기후위기'라는 말로 요약했다.
우리나라의 작년 연평균기온(13.2℃)은 평년보다 0.7도 높은 역대 다섯 번째다.
최근 6년(2017, 2018년 제외) 가운데 4개년이 역대 상위 5위에 기록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실감해주고 있는 통계다.
1월과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 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다.
기상관측이 본격 실시된 1973년 이후 최고 수치다.
1월 평균기온은 2.8도, 겨울철은 3.1도를 기록했다.
한파일수도 각각 0일, 0.4일에 불과했다.
봄철인 3월 기온도 상위 2위를 기록할 만큼 높았지만, 4월은 쌀쌀한 날이 많아 하위 5위를 기록했다.
4월 22일에 서울에 진눈깨비가 내려 1907년 10월 이래 가장 늦은 봄눈으로 기록됐다.
6월은 이른 폭염이 한 달간 지속되면서 평균기온과 폭염일수가 역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7월은 선선한 날이 많았다.
이 때문에 6월(22.8도) 평균기온이 7월(22.7도)보다 높은 현상이 관측 이래 처음 나타났다.
장마철도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장마가 중부와 제주에서 각각 54일, 49일이나 이어졌다.
남북으로 폭이 좁은 강한 강수대가 자주 형성돼 집중호우가 잦았다.
지난 여름의 장마철 전국 강수량(693.4㎜)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6월 30일 하루만에 북강릉에 217.0㎜가 쏟아졌고, 영월군과 영광군에도 각각 204.7㎜(8월 2일), 191.6㎜(7월 29일)의 일 강수량을 보였다.
태풍은 총 23개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4개가 8~9월 초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특히 고수온역(29℃ 이상)을 통과하면서 강도를 유지한 채 8호 바비와, 9호 마이삭, 10호 하이선이 연이어 영향을 주면서 큰 피해를 줬다.
여름철 시작인 6월에는 이른 폭염이 한 달간 지속되면서 평균기온과 폭염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했었다.
7월은 선선했던 날이 많아 6월(22.8℃) 평균기온이 7월(22.7℃)보다 높은 현상이 관측 이래 처음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바닷물 온도 상승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바닷물 온도는 역사상 가장 더운 수준으로 열에너지가 최고에 달했다.
따뜻한 바다는 폭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 세력을 유지시켜 우리나라로 따뜻한 남풍 기류를 유입시켰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0년은 긴 장마철과 집중호우, 많은 태풍 등 기후변화가 이상기상으로 빈번히 나타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준 해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대비 1.25도 상승하면서 2016년과 똑같이 ‘가장 따뜻한 해’로 기록됐다./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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