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홍빛 꽃물결의 장관을 연출하는 영취산 진달래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2 1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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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잎보다 먼저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면 그제야 잎이 나온다.
분홍색 꽃은 마치 삿갓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
3월 중순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녘은 4월 초순, 중부지방은 4월 중순이 절정이다.
비슷하게 생긴 철쭉은 5월에 주로 꽃이 피고 진달래와 달리 꽃과 잎이 함께 난다.
진달래는 꽃잎을 따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술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술은 담근 지 백일이 지나야 제대로 익어서 맛이 난다고 하여 백일주라고도 한다.
한방에서는 진달래꽃을 혈압강하제, 어혈, 토혈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쓴다.
진달래는 두견화(杜鵑花)라고도 불린다.
두견새가 밤새 피를 토하며 울어, 그 피로 꽃이 분홍색으로 물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진달래 가지를 꺾어 꽃방망이를 만들어서 앞서가는 아가씨의 등을 가볍게 치면 사랑에 빠지게 되고, 남성의 머리를 치면 장원급제를 한다는 옛 이야기도 있다.
진달래는 예전부터 시와 노래의 소재로 많이 등장했다.
국민의 애창 시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대표적이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서서”라는 슬퍼도 내색하지 않고 체념으로 승화시킨 애이불비(哀而不悲)의 한을 담은 시다.
영취산은 여수의 4월 풍경을 대표하는 곳이다.
30~40년생 진달래가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뒤덮여 선홍빛 꽃물결의 장관을 연출하는 국내 최대의 진달래꽃 군락지 가운데 하나다.
해발 439m의 영취봉과 510m의 진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온통 진달래의 군락이 분홍색 봉오리를 터뜨리면서 장관을 이룬다.
영취산 자락에는 천년고찰 흥국사가 있고 절 안에는 300년 넘은 화강석을 쌓아 만든 무지개다리 홍교(보물 563호)를 비롯해 대웅전(보물 396호), 후불탱화(보물 578호) 등 보물로 지정된 유물이 많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취산에는 진달래가 만발했다.
해년마다 이맘때쯤 열렸던 축제는 코로나19로 취소됐지만 변함없이 아름답게 피는 꽃 속에서 걸음을 재촉하는 짧은 봄을 만끽해 본다./김충선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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