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한대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들 가운데 상당수는 겨우내 땅속에 숨어 있다 봄에 다시 살아나는 월동산불(좀비산불)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겨레신문은 지구온난화로 좀비산불의 출현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와 미국 알래스카대, 우드웰기후연구소 공동연구팀의 논문을 인용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실렸다.
주요 내용은 북방 한대지역에서 겨우내 불꽃 없이 연기만 내뿜던 산불이 봄에 다시 발화하는 것은 여름 기온 상승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 산불면적의 3분의1이 좀비산불에 의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실렸다.
북방 한대지역은 지구 평균 이상으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구 대기의 두 배가 넘는 이산화탄소가 유기토양에 저장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춥고 습한 한대지역 겨울 숲에서 살아남는 불은 ‘좀비산불’ 또는 ‘월동산불’이라고 불린다.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노스웨스트주 등에서는 많은 월동 산불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뜨거운 여름에 발생한 산불은 유기토양 깊은 곳에서 7~8개월의 긴 겨울 동안 동면을 한 뒤 다음해 산불시기가 오면 재점화 한다.
한대지역 숲은 고위도이긴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유기 성분이 풍부한 토양 등 산불이 월동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연구팀은 2005~2017년에 알래스카와 노스웨스트주에서 보고된 45건의 소규모 월동 산불에 대해 현장 조사와 원격탐사를 통해 분석했다.
산불면적은 0.04~42.5㏊였다.
1㏊가 안 되는 산불이 78%에 이른다.
89%가 전년도 화재 구역에서 발생했으며, 93%가 겨울 동안 500m 이내에서 움직였다.
45개 산불들은 봄철 해동이 시작한 지 평균 27일 뒤, 시기적으로는 5월말에 재점화 했다.
연구팀은 또 2002~2018년 기간에 보고되지 않은 20개의 대규모 월동 산불을 조사한 결과 전체 산불면적의 0.8%를 차지했다.
2008년 알래스카에서 월동 산불은 전체 산불면적의 38%에 해당하는 1만3700㏊를 태웠다.
알래스카 산불
연구팀은 월동 산불은 여름철 온난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온 상승으로 산불이 유기토양 깊숙이까지 침투할 수 있고, 이것이 월동을 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스웨스트주에서는 가장 뜨거웠던 6번의 여름 뒤에 많은 산불들이 월동을 했다.
반면 7번의 선선한 여름 뒤에는 월동 산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월동 산불이 한대지역에서 흔한 현상이 아니었지만 기후변화로 온도가 상승하면서 점점 일상화하고 있다”며 “사전에 월동 산불을 감시하고 진화에 나서야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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