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사 측 “내부적 승계 프로그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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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 을지로 사옥 (왼쪽), 함영주 은행원장 (오른쪽)/ 사진 출처: 금감원 |
최흥식 전 금감원장에 이어 채용비리 혐의에 연루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을 두고 금융계에서 논란이 무성하다. ‘CEO리스크를’ 우려하는 금융감독당국의 제재에도 하나은행 측은 함 행장에 대한 임기 도전은 전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도덕적 결함은 물론이고 경영능력 또한 결여된 함 행장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법률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함영주 은행장 연임에 대한 진행 절차에 변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하나은행 차기 행장 후보 선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후보군을 10명 내외로 좁혔으며 금일(28일) 후보군 2명을 선정한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함 행장 3연임에 우려를 표시하며 지적을 가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하나은행장 후보자 선정과 관련해 하나금융 사외이사 3명과 면담을 가졌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은행 측에 전달했다”라며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하나은행 지배구조 리스크를 공식화했다.
함 행장은 현재 서류·합숙면접·임원면접 등 각 전형의 불합격자를 특혜 합격(2015년 9명, 2016년 10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합격자 명단에는 지인의 아들도 포함된 것이 드러나면서 의혹을 촉발했다. 그뿐만 아니라 신입 은행원 남녀 비율을 4대1로 차별해 채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추가가 된 상태다.
함 행장은 해당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으며 오는 8월부터 재판장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는 증인신문이 진행 중이며 1심 판결은 연말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럼에도 하나금융은 함 행장이 지난 2015년 하나·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행장으로 취임하여 조직 안정과 수익성 개선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금일(28일) 2명 후보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계와 당국의 시선이 일제히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 측은 법적 판단에 따라 추이를 지켜볼 뿐 변동되는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에너지단열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후보자 선정은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부분이라 전달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함 행장의 연임 우려에 대해선 “아직 재판 과정이라 결론이 안 났다”며 “그걸로 (함 행장의) 거취 영향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반박했다.
또 하나금융은 은행 경영을 책임지는 CEO 대한 도덕적 잣대와 법률리스크에 안일하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면담을 통해 “내규에서 직원이 검찰에 기소되면 직무에서 배제토록 하면서 정작 임원에게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규정이 없다는 사실만 언급하며 또 실제 해당 내규가 있더라도 연임을 재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감원 측에 따르면 채용비리 사건 당시 형사 기소된 직원에 대해 업무 배제한 사례가 있어 경영진 판단에서 직무 배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결국 이중 잣대로 함 행장을 보호하고 있는 셈이라는 게 일부 금융감독당국의 시선이다.
이에 대해서도 하나금융 관계자는 “형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 진행되고 (재판에서) 입증된 게 없는데 기준 삼을 부분이 없다”며 “지켜봐야 된다”고 되풀이했다.
특히 ‘CEO리스크’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이 있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함 행장 연임에 대한 지적이 대외적으로 무성하게 나오고 있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앞서 지난 2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하나은행지부(하나은행 노조)는 ‘KEB하나은행 미래를 위해 함영주 행장 연임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함 행장의 자진 포기를 촉구했다.
노조 측은 함 행장에 대한 염임 반대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실적’, ‘외환은행 통합시 불협화음‘, ‘측근 인사‘, ‘CEO 리스크’ 등 크게 4가지를 들고 나왔다.
노조는 “채용비리 혐의로 브랜드 가치를 실추시키는 도덕적 결함을 지닌 함영주 행장은 더 이상 은행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개인의 경영능력 우수성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근거도 없고 제도통합이 예정보다 1년 넘게 미뤄지는 원인을 제공해 조기 통합의 걸림돌 역할을 했다”며 역량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노조 측 주장이고 일일이 다 대응할 수 없다”며 “일방적 주장이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의 경영진 채용비리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은행지주 사장 재직 시절 지인 아들을 추천했다는 혐의가 있어 금감원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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