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불연 강화 조치에 힘입어 단열재 시장 급속히 확대
페놀폼보드
<물질 성분 변화 없이 실질 재활용되는 스티로폼 계열만 시장 점유율 급격히 하락>
실질적인 재활용 되지 않는 폐단열재가 국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단순하게 소각이나 매립으로 폐기되는 그라스울과 페놀폼, 우레탄폼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지속적으로 사용량이 늘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2020년 기준 하루 7000t으로 연간 250만 톤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2017년 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62%이며 38%는 단순 소각 및 매립에 의해 처리된다.
문제는 재활용률인 62%의 대부분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화력발전원으로 이용해 태운다는 점이다.
이를 일반 사람에게는 낫선 ‘에너지 회수’라는 용어를 사용해 재활용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즉, 단순 소각과 달리 태우기는 하는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원래의 물질을 그대로 이용해 다시 사용하는 ‘실질재활용(물질재활용)’은 20% 선에 그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 생활용과 건축 자재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단순 계산해도 한해 50만 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건축 관련해서 배출되고 있다.
소파 등의 가구와 PVC 창호나 장판의 건축자재,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페놀폼, 그라스울 등의 단열재가 주류다.
이런 폐플라스틱 가운데 스티로폼 계열 일부만 실질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환경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소각이나 침출수 문제 등을 야기하는 단순 매립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소각의 경우 폐기 물량 두 배 가량의 이산화탄소와 유해물질 등을 배출한다.
우레탄폼 보드
환경호르몬으로 1군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해 질소산화물, 황화수소 등이 공기에 섞여
지표나 하천 등으로 떨어진 뒤 각종 생태계에 머물다 최종 먹이 사슬인 사람에게 흡수된다.
다이옥신은 맹독성 물질로 식물과 동물 등 모든 곳에 농축되며 독성이 가장 강한 TCDD는 청산가리의 1만 배를 넘는다.
일산화질소는 대기 중에서 산화 돼 이산화질소로 변하면서 폐기종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소각은 그나마 나은 편이고 땅에 매립할 경우에는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몇 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끊임없이 유해성 물질을 배출시켜 토양과 하천, 바다를 오염시킨다.
쓰레기 처리시설과 매립지 부족으로 전국에 쓰레기 산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31년 우리나라 공공매립시설 215곳 중 47%인 102곳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신규 매립시설은 들어설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조성이 쉽지 않다.
매립장 부족으로 방치된 쓰레기산은 2021년 12월 기준 91곳으로, 27만3000t에 달하는 쓰레기가 전국 곳곳에 방치되고 있다.
당연히 오염 용지와 환경 훼손으로 악취와 먼지, 침출수 배출 등의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폐플라스틱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건축자재와 단열재의 실질적 재활용률을 제고시키는 것은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XPS(압출법보온판)
<난연 성능 강화라는 단순 논리로 환경으로 인한 피해 확대시켜>
문제는 스티로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제품이 단순 소각이나 매립으로 폐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티로폼 계열은 유기단열재 가운데 실질 재활용이 되는 제품으로 현실적으로 물질회수가 가능하다.
스티로폼의 정식 명칭은 비드(bead)라는 알갱이를 발포해 만든 단열재인 EPS(비드법보온판)다.
제작 과정은 다르지만 재료가 같은 XPS(압출법보온판)도 일반적으로 스티로폼으로 불린다.
이들 제품은 폐기될 경우 녹인 다음 주형에 흘려 넣어 굳힌 인코트로 가공된 후 다른 제품으로 다시 탄생된다.
녹여도 원래의 성분이 변하지 않아 하급 제품으로 재사용되는 것이다.
원래의 물질이 변하지 않고 다시 사용하는 전형적인 물질재활용이다.
스티로폼과 같은 유기단열재이면서도 우레탄폼이나 페놀폼 등은 실질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제품 성분 자체가 폐기물 재활용 과정에서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분자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 원료로 재생하는 화학적 재활용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기술적 측면과 고비용 등의 현실성 문제를 넘어서기 쉽지 않은 상태다.
또 화학적 재활용인 만큼 기존 사용했던 제품을 그대로 다시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에 비해 재활용의 의미가 퇴색된다.
현재 지속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폴리우레탄 폐기물은 가전 및 건축자재, LPG선박용 단열재 등에서 주로 발생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건축자재로 50% 이상이다.
단열재 우레탄폼 대부분은 소각에 의존해 폐기하고 있다.
페놀폼은 매립과 소각을 통해 폐기하고 있다.
최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매립지 여건상 소각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라스 울은 폐기 시 소각이 마땅치 않은 만큼 주로 매립하고 있다.
토양 산성화와 침출수의 하천 유입으로 주변 생태계를 파괴 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환경과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단열재들에 대해서 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는 자원순환기본법에 의한 폐기물부담금 부과가 유일하다.
탄소중립을 정책으로 내건 정부가 재활용되지 않는 폐단열재 처리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환경오염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실질적 재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는 단열재와 플라스틱 건축재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으나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폐기 처리 시 환경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단열재의 사용량은 오히려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유기 단열재 생산량은 대략 42만7천 톤으로 집계된다.
발포스티렌(EPS)이 20만 톤으로 가장 많고 우레탄폼 11만 톤, 압출스티렌(XPS) 8만5천 톤, 페놀폼 3만2천 톤 순이다.
시장 점유율은 발포스티렌(EPS) 46%, 우레탄폼 25%, 압출스티렌(XPS) 19%, 페놀폼 7% 등이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스티로폼 제품인 EPS와 XPS의 시장 점유율은 15% 가량 하락했다.
최근 페놀폼이 급격히 시장을 점유해 가고 우레탄폼도 아직은 상승세인 점을 감안하면 2022년 시점의 EPS와 XPS의 비중은 대폭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점유율 수치가 단순 생산량으로 측정한 것인 만큼 스티로폼 계열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페놀폼이나 우레탄폼의 판매금액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기단열재인 그라스울은 최근 정부의 준불연 강화 조치에 힘입어 급격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KCC와 벽산의 잇따른 공장 신증설에 따라 올해 대략 22만 톤 이상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준불연 강화 조치가 결국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소각과 매립 폐기에 의존하고 있는 단열재의 비중을 높였다는 여론이다.
유기단열재 생산업체 대표 A씨는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절대로 나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뒤 “중요한 것은 화재 이상으로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더 크다는 사실을 정책 입안자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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