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 실현 모식도/제공 KRISS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1nA(나노암페어·10억 분의 1암페어) 이하 미세전류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 장치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저항·전압 표준 장치와 비교 검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전류 측정 기술은 반도체 효율 분석, 미세먼지 농도 측정, 암 치료용 방사선량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미세전류를 정확히 측정·교정하려면 믿을 수 있는 전류 표준이 필요하다.
현재의 전류 표준은 저항과 전압보다 100배 이상 정확성이 떨어진다.
표준 저항 값과 전압 값은 각각의 고유 양자 상태에서 발현되는 저항과 전압에 의해 주어진다.
하지만 전류는 아직 이에 대응되는 소자가 개발돼 있지 않아 다른 이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등 측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측정 표준기관에서는 옴의 법칙(전류의 세기는 전압에 비례하고 저항에는 반비례한다)을 이용해 전압과 저항으로 전류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전압 표준(조셉슨 전압 표준기)과 저항 표준(양자 홀 저항 표준기)을 측정해 전류 표준을 구현해 온 것이다.
연구팀은 전자의 개수를 측정해 전류 단위를 정의할 수 있는 ‘단전자 펌프 소자’를 개발하고 정확성을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Quantum Metrology Triangle, QMT) 플랫폼을 이용한 방법으로 검증했다.
QMT는 새롭게 정의되는 암페어를 실현하는 방식과 기존 암페어를 구현하는 방식의 일치 여부 검증 방법을 말한다.
단전자 펌프 소자는 물을 계속해 끌어올리는 양수기와 비슷한 개념이다.
전자를 담는 양자 우물을 이용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전자를 하나씩 퍼 담아 내보내는 방식으로 전류를 만들어 낸다.
이에 따라 전자의 전하량을 토대로 전류 양을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단전자 펌프 소자를 통해 발생한 전류의 크기를 전압·저항 표준기를 통해 계산한 값과 비교 검증했다.
이 장치에서 1초에 1억 개 전자가 흘러갈 때 측정 오류는 40개 정도에 그칠 정도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명호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독일 표준기관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분야 미세전류 누설량 측정, 미세먼지 측정기기 모니터링, 전력기기 교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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