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참여 공개 검증 필요성 대두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LG하우시스가 생산하는 페놀폼보드(단열재)에서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허용 기준치를 넘어 방출되고 있다는 JTBC방송의 보도 이후 페놀폼 단열재의 사용 허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여기에 최근 방출량이 허용 기준치에 부합하다는 또 다른 실험결과가 나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인 국민이 참여하는 객관적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의 페놀폼 단열재는 불에 강한 소재로 인기를 끌며 경찰서, 병원, 학교 등의 공공시설부터 아파트 등의 주거건물과 상업시설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지난 9월 JTBC 뉴스룸은 신축 아파트와 건물에 들어가는 일부 단열재에서 기준치의 최대 13배가 넘는 포름 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포름알데히드는 노출될 경우 눈, 코, 입이 따끔거리는 증상에서 구강암이나 백혈병 등의 유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1군 발암물질이다.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대한건축학회 학술대회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LG하우시스 페놀폼에서 포름알데히드가 시간당 최대 0.124mg/m2가 나왔다.
건축 마감재 허용 기준치인 0.02mg/m2의 최대 6배까지 검출된 것이다.
실내에 쓰이는 내부용 단열재도 기준치 4배에 달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JTBC가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한 자체조사 결과도 해당 페놀폼 단열재에서 시간당 0.068mg/m2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이는 마감재 기준치의 3배 이상이다.
이에 따라 대한건축사협회는 해당 제품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회원들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올해 치러진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은 암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가 허용치 이상으로 방출되는 페놀폼 단열재가 유아나 청소년들의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학교에 사용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기관인 LH(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에 페놀폼 단열재를 사용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시정조치토록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한건축사협회와는 다른 단체인 한국건축가협회가 페놀폼 단열재에 대해 FITI시험연구원 등에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실험을 의뢰한 결과 실내 건축자재에 적용하는 기준치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건축가협회측은 실험 결과 페놀폼 단열재에서는 0.006㎎/㎡h 정도의 포름알데히드가 나와 허용기준치 0.02㎎/㎡h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LG하우시스의 페놀폼 단열재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보도한 JTBC와 건축학회 학술보고서 실험결과인 포름알데히드가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그동안의 발표를 뒤집은 것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반된 실험결과에 대해서는 세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최근 발표한 한국건축가협회측의 실험이 대한건축사협회나 JTBC의 실험 보다 최소한 두달 이상은 지나서 이루어진 만큼, 이 기간 동안 LG하우시스의 페놀폼 단열재 제품의 포름알데히드 방출이 급격히 개선돼 허용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정은 현실성이 매우 약하다.
불과 몇 개월 만에 방출량 기준치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단열재를 만드는 재료나 첨가물을 변경하거나 설비 자체의 개선이 있어야 하는데 시간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는 허용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발표한 대한건축사협회와 JTBC측이든지 아니면 허용기준치에 부합하다고 발표한 한국건축가협회측 가운데 한쪽이 실험에 따른 거짓 발표를 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이 가능성도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실험 의뢰기관이 명색이 국가공인시험기관들인데 결과에 대한 조작을 하기에는 너무나 설득력이 약하다.
세 번째는 양자간의 실험 재료로 동원된 페놀폼 단열재 자체가 성능이 다른 제품일 가능성이다.
즉, 통상적인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각자의 유리한 실험 결과를 위해 각기 다른 제품을 실험에 이용했을 가능성이다.
허용량이 초과됐다고 주장하는 대한건축사협회와 JTBC측은 실제로 시공된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가져와 실험한 결과인 만큼 확실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한국건축가협회측은 모 언론의 보도를 통해 LG하우시스의 제조공장에 직접 방문, 실험 시료도 자체적으로 채취해 국가공인 인증기관인 FITI와 KOTITI시험연구원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혀 계획된 것도 없고 시료도 임의로 채취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분석해 보면 양자간에 다르게 나온 실험결과는 시료 채취 지점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건설 시공 현장이냐, 생산 현장인 공장이냐의 차이다.
이 같이 상이한 결과는 현장의 제품에서는 허용기준치가 초과되고, 공장의 제품에서는 허용기준치에 부합했다는 것으로 입주민과 직접 연관이 있는 시공 현장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 제품의 생산현장인 공장에 있는 제품과 시공 현장의 제품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낳게 된다.
시료 채취에 대한 명확한 추적 및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이에 앞서 LG하우시스측은 언론사 해명자료를 통해 "내부에서 시험을 의뢰한 페놀폼은 내외부용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며 “JTBC가 의뢰했던 단열재는 외부용으로 공사 현장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JTBC가 의뢰한 페놀폼 단열재의 경우 내부에 사용될 밀봉된 제품을 국립환경과학원이 직접 가져가 검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한국건축가협회의 실험결과 발표로 페놀폼 단열재 사용을 놓고 더욱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소비자인 국민들은 어떤 식으로든 논란이 하루빨리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이라도 공정하고 검증된 시험기관이 참여한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채취한 제품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인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논란을 잠재울 명백한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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