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야누스 냉각 구조가 적용된 열적으로 밀폐된 공간의 열 방출 모식도./GIST 제공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송영민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전원 없이도 밀폐된 공간의 온도를 낮춰줄 수 있는 냉각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야누스 복사 냉각기'라고 이름붙인 이 소재는 외부의 태양열은 반사하고 내부 공간의 열은 밖으로 빼내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밀폐된 공간의 극단적 가열을 방지할 수 있다.
쾌적한 실내온도 유지를 위한 차량지붕용 소재 뿐 아니라 전자기기의 발열을 막을 방열소자나 냉방에너지 절약을 위한 건축물 시공 등에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직사광선 아래에서 주차된 차량에 적용된 야누스 구조의 모식도./GIST 제공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위에서부터 차례로 폴리머(PDMS), 은(Ag), 석영(SiO2)으로 된 두께 500μm정도의 다층패널이다.
온도를 낮추고자 하는 공간의 위를 덮는 형태로 냉각 효과를 낼 수 있다.
태양광을 90% 이상 반사하는 은(Ag)을 기준으로 위 아랫면에서의 열복사 특성을 분리했다. 윗면은 8~13μm의 장파장 적외선 대역만 선택적으로 복사해 열방출 능력을 극대화했고 아랫면은 광대역 복사로 가장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구조체를 설계했다.
열적으로 밀폐된 공간의 열을 빼는 효율을 높인 것이다.
자연적 열 방출인 복사현상을 이용하는 기존의 냉각방식은 한 쪽 단면에서만 열을 방출했다.
냉각재가 부착된 표면의 냉각에만 그쳐 온실효과가 발생한 내부공간의 열을 배출시키기는 어려웠다.
이번 냉각소재는 맨 아래 놓인 석영 구조체가 접하고 있는 밀폐된 공간 내부의 열을 흡수(광대역 복사)하면, 그 위의 폴리머 구조체가 이 열이 주변 공기를 데우는데 쓰이지 않도록 하면서 전자기파 형태로 방출(선택적 복사)해 밀폐공간의 온도를 낮췄다.
실제 차량모사 환경에서 측정한 결과 차량 내부의 온도를 43℃에서 39℃로 4℃가량 낮출 수 있다.
자동차 소비전력도 10%를 절감할 수 있다.
왼쪽부터 김도현, 이길주, 허세연 연구원, 송영민 교수./GIST 송영민 교수 제공
송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10㎠ 면적의 냉각판으로 실험했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폴리머 기판의 경우도 시연 가능함을 확인했기 때문에 롤투롤 공정으로 대면적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후속 연구에서는 주변 환경에 따라 적외선 복사 특성을 끄고 켤 수 있는 방식으로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복사 장치를 고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에 지난 9월 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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