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공간에서 위상 전하가 병합되는 과정의 모식도. 병합되기 전(왼쪽), 병합 직전(가운데), 병합 직후(오른쪽). 병합 직전과 직후에서 ‘슈퍼 BIC’가 나타나는 모습/고려대학교 제공
박홍규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키브샤 호주국립대 교수와 공동연구로 새로운 공진 현상을 발견해 기존보다 천만 배 더 적은 에너지로 발진 가능한 초저전력 극미세 나노레이저를 개발했다.
공진은 진동체의 고유진동수에 같은 진동수의 강제력을 가했을 때 약간의 힘으로 대단히 큰 진동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 등의 부품 제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가 소형화되면 부품인 공진기도 작아지게 된다.
작은 공진기에 빛을 얼마나 잘 집속시키는 지가 레이저의 성능을 좌우한다.
빛을 원하는 때 강하게 증폭시킬 수 있도록 주변 공간과 상호 작용하지 않는 에너지 상태(BIC)의 전하를 이용해 빛을 가두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문제는 공진기가 작아지면 빛을 효과적으로 가둘 수 없어 이 에너지 상태를 이용한 물리현상을 이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동작조건이 까다롭고 소형화에 한계가 있는 기존 방법 대신 여러 BIC를 동시에 결합한 ‘슈퍼 BIC’를 만들었다.
주변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전하 둘을 병합해 한 점에 모은 것이다.
빛이 빠져나갈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되 병합을 통해 작은 크기에서도 빛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기판에 사각격자 구조를 만들고 격자구멍 간격을 1nm 수준으로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슈퍼 BIC’ 레이저를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간격이 574nm일 때 서로 다른 BIC가 병합되며 ‘슈퍼 BIC’ 레이저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레이저 소자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BIC 병합이라는 방법이다.
제작된 ‘슈퍼 BIC’ 레이저 구조의 전자현미경 사진/고려대학교 제공
이렇게 만들어진 레이저는 발진에 필요한 에너지인 문턱 값이 기존 나노레이저에 비해 천만 배까지 낮아졌다.
구조가 작아지거나 결함이 생기더라도 병합에는 영향이 없어 유연한 빛 구속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 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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