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EPS 비드법 2종 판쳐, 백색 비드법 1종 단열재를 검은색 물감 섞어 둔갑시켜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6 15: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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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 및 블랙카본 등 특수 원료 융합한 비드 알갱이 대신 물감 들인 흰색 비드 등 사용
아예 1종 비드법 백색 스티로폼 완제품에 염색 원료 사용해 흑색 2종으로 바꾸기도

비드법 2종 단열재


발포폴리스티렌(EPS) 비드법 1종 단열재에 검은색 물감을 섞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2종으로 둔갑시킨 사기 제품들이 판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
이런 제품들은 원재료인 비드 2종 알갱이의 규격 발포배수 보다 더 발포시켜 밀도와 열전도율을 속인 가짜제품 보다도 훨씬 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본보 취재 결과 발포폴리스티렌(EPS) 비드법 2종 단열재의 일부가 하얀 스티로폼으로 알려진 흰색 제품(비드법 1종)의 원료 알갱이나 1종 완제품에 물감만 타서 가짜로 제작된 제품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EPS 제품은 비드라는 알갱이를 발포시켜 만든 제품으로 비드법 1종과 비드법 2종이 대중화돼 있는 제품이다.
1종은 흰색 비드에 열을 가해 발포시켜 만든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하얀 스티로폼으로 알려진 상품이다.
2종은 비드 자체에 흑연 및 블랙카본 등 특수 원료를 융합한 알갱이를 발포시킨 제품으로 흑색을 띠고 있다.
가격은 1종에 비해 비싸지만 열전도율 등 단열 성능을 높인 제품으로 적은 두께의 시공에도 용이하고 최근 EPS 단열재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대체적으로 가짜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흑색의 2종 비드 알갱이를 사용하지 않고 백색의 1종 비드에 흑색의 물감으로 코팅한 후 발포시킨다.
아예 1종 비드법 백색 스티로폼 완제품에 염색 원료를 사용해 흑색 2종으로 바꾸기도 한다.
이러한 사기가 가능한 것은 비드법 1종과 생산 방법이 유사하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가짜 생산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비드법 2종의 원료인 비드를 아끼기 위해 규격 보다 많이 발포 시킨 방법과 구별된다.
적은 원료로 최대한 뻥 튀기듯이 외형 크기만 맞춰내는 발포 배수 조작은 비드법 2종 원료를 사용하지만 규격 이하의 제품을 만드는 형태다.
하지만 물감을 섞어 만든 제품은 제품 자체가 1종이지만 외형만 2종으로 만들어 소비자를 기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기 제품들은 2종 규격 제품의 열전도율과 밀도, 강도 등 모든 단열기준을 충족시킬 수가 없다.
겉의 색깔만 2종일 뿐 실지로는 1종이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이 같은 사기 제품이 많게는 일반 건축물 현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순하게 역 추적 해봐도 이 같은 사기 단열재가 시장 곳곳에 깔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PS 단열재의 대세로 자리 잡은 비드법 2종 단열재의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재료인 2종 비드의 공급량도 비례 증가해야 하나 전혀 그렇지 못하다.
즉, 1종 비드 알갱이를 염색한 후 발포해 2종을 만들거나 완성된 1종 제품을 염색해 2종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EPS 단열재 원료 비드


지금도 어느 공장에서는 이 같은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수많은 가짜 2종이 탄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기 제품들은 시장 가격을 무너뜨리며 저렴하게 곳곳으로 납품되고 있다.
규격 제품 보다 최소한 10~30% 가량 싸게 납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열재 제품으로 시공 현장에서 바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량은 샌드위치 패널의 심재로 이용되고 있다.
가짜 단열재인 줄 알면서 납품을 받는 샌드위치 패널 생산업체도 사기 제품 생산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저급 제품을 값싸게 납품받아 당연히 규격에 맞지 있는 패널을 제작하고 있다.
패널 생산업체는 단속에 걸릴 경우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는 단열재 공급업체와 짜고 시장질서 교란에 공동으로 가담하고 있다.
가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시키고 있는 업체들은 우선은 달콤할 수 있지만 결국은 이로 인해 회사 존립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규격 제품을 만들면 도저히 가격 경쟁력 면에서 밀려 생존할 수가 없는 동종업체의 불만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언제든지 업계 내부를 고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이들 제품으로 인한 스티로폼 단열재 전체에 대한 불신이 시장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티로폼업계는 정부의 강화된 준불연 조치로 인해 급격하게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
더구나 중소기업이 주도했던 단열재 시장에 자본과 조직을 앞세운 대기업이 급속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점유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와중에 가짜 제품까지 범람하게 되면 아예 설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비드법 1종 단열재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단열성능, 시공의 편리성을 내세워 시장의 90% 정도를 점유했던 스티로폼 계열의 단열재가 최근에는 생산량 기준 60%, 매출액 기준 5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내부의 가짜 제품으로 인한 시장가격 질서교란도 분명하게 한 몫을 했다.
때문에 스티로폼 업계 전체의 생존은 무시한 채 본인만 살기 위해 저급 원료로 규격에 미달한 가짜 제품을 만들어 싼 값에 유통 시키는 상당수 업체에게는 이에 상응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품질인증제도가 시행됐지만 실질적인 단속은 한 해 더 미뤄져 올해까지는 쉽게 가짜 제품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로폼 업계의 가짜 제품 퇴치를 위한 자정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열재 가운데 가장 실질적인 친환경 제품이면서도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스티로폼 단열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정부의 준불연 강화 조치가 부당하다는 업계의 주장도 받아들여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로폼 업계 스스로 사기 단열재가 근절될 때까지 생산업체의 책임을 묻고 고발 조치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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