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 23일 시행, 죽어가는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단열재업계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2 15: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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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스울 등 생산하는 대기업 KCC와 벽산 최대 수혜자
단열재 본연의 기능인 단열 성능보다도 부수적 기능 난연 매몰돼 중소업체들 퇴출

스티로폼 패널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가 23일부터 샌드위치 패널로 확대 시행된다.
이미 예상됐지만 이번 제도 시행으로 샌드위치 패널의 심재를 공급해왔던 스티로폼과 우레탄생산업체의 잇따른 도산이 예상된다.
반면 그라스울과 미네랄울 생산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대기업인 KCC와 벽산은 단열재 시장을 급속히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품질인정제도’는 화재안전 성능이 요구되는 건축자재 등이 적합하게 생산되는지 전문기관을 통해 인정을 받고, 인정받은 대로 현장에 유통·시공될 수 있도록 성능·품질을 관리하는 제도다.
시험을 통한 성능 확인뿐 아니라 제조현장의 품질관리상태까지 확인해 적합한 자재 등에 대해서만 인정함으로써 자재 공급업자의 제조능력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성능시험기관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돼 건축법령 및 한국산업표준 등에 따라 적절하게 기준을 준수하여 시험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기업이 주도하는 성능확인에서 품질인정기관 주도의 품질·성능 확인으로 성능 검증 체계도 바뀐다.
그동안은 기업이 직접 제작한 시험용 샘플을 시험기관에 제출하여 성능을 검증했으나 앞으로는 품질인정기관을 통해 제조현장 점검 시 채취한 시료로 성능을 검증한다.
내화채움구조·복합자재(샌드위치패널)는 23일부터 시행하고 단열재 등 그 밖의 건축자재는 2022년 이후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샌드위치패널의 심재에 사용됐던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단열재는 실질적으로 고사가능성이 높다.
시험 기준을 현실적으로 넘어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샌드위치 패널의 난연 성능 시험은 안쪽에 심재를 넣고 양쪽에 패널을 두른 복합자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3일부터는 양쪽의 패널(철판)을 떼어내고 단열재 자체로만 시험을 받아야 한다.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생산 일부업체가 난연 성능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기단열재와 달리 유기 단열재는 대부분 난연 성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유기단열재업계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시행되자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스티로폼 단열재를 생산하는 A업체 대표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수만 명의 중소 유기단열재 생산업계 관련자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화재와 난연 타령만 하면서 애꿎은 유기단열재만 낭떠러지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고의 단열성능과 차음성을 확보한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공편의성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여 온 유기단열재를 한순간에 퇴출시킨 정부의 조치는 절대 납득할 수 없다”며 “단열재가 단열성능이 기준이 돼야 하는데 부수적인 조건인 난연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라스울 패널


스티로폼 업계는 이번 조치로 객관적인 성능 등 여러 조건 상 유기단열재에 비해 현격한 열세를 보였던 그라스울과 미네랄울 등 무기단열재만 시장에 남겨놓게 한 조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그라스울 등은 난연 성능을 확보하고 있지만 무게와 시공성, 가격 등 여러 면에서 유기단열재에 비해 선호도가 낮은 단열재다.
업계는 또 단열재 시장에서 독과점으로 생산되는 무기단열재의 시장 구조 상 가격 인상 등의 우려가 있고 소비자의 선택을 막는 조치로 자본주의 시장질서도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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