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은 에너지 생산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 줄여 지구온난화 예방
국내 전체 생산 에너지의 20% 이상 건축물 통해 사용
코로나19나 화재 보다도 훨씬 무서운 이상기후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은 이제 우리 주변의 일로 가까이 다가왔다.
불과 얼마 전 지구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 북극 해빙, 태풍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연이어 발생할 때도 한반도는 전혀 딴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대한민국도 이미 지난 2018년부터 과거의 전체 통계를 송두리째 뒤집는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현재 전 지구의 평균온도 약 1도 상승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이상기후 현상을 일으키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과다한 에너지 사용으로 파생되는 지구 오염과 온난화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이에 따른 에너지 생산을 줄이지 않고는 아무리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더라도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는데 한계가 있다.
한반도는 최근 3년간 유례없는 기상 이변을 겪어왔다.
지난 2018년 여름철 전국 폭염과 열대야 일수는 각각 31.4일과 17.7일로 평년(9.8일, 5.1일)을 3배 이상 웃돌았다.
1973년 이후 최고치로 서울의 경우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각각 35일과 29일로 전국 평균치를 훌쩍 넘었다.
일일 기온으로는 2018년 8월 1일, 서울은 39.6도를 기록해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더웠다.
이 해 온열질환자는 4526명이며 48명이 사망했다.
2011년의 온열질환자 443명, 사망 6명과 비교하면 환자 수는 10배, 사망자는 8배가 늘었다.
2018년 폭염의 심각성을 보여준 수치다.
2019년에는 평년보다 2배 많은 무려 7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7월부터 시작한 태풍은 9월까지 쉬지 않고 한반도를 덮쳐 많은 피해를 주었다.
2019년은 눈보다도 비가 많은 따뜻한 겨울이었다.
전국 평균기온이 3.1도로 평년보다 2.5도 높았다.
따뜻한 겨울로 인해 돌발 해충이 발생했다.
매미나방, 대벌레, 노린재가 창궐했으며 매미나방의 경우 여의도 면적의 20배가 넘는 영역에서 나타났다.
올해 2020년 여름은 장마와 집중호우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중부지역 장마는 50일을 넘어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집중호우가 전국을 옮겨 다니며 뿌리고 있다.
사망과 실종을 합하면 이미 40명을 넘어섰고 이재민도 8천명에 달하고 있다.
도로와 교량, 주택 등 시설 피해도 2만건 이상이 접수됐다.
이번 장마와 홍수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추산하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기상 이변이 수시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평년과는 전혀 다른 돌발적인 이상기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지구의 간빙기 상황에서 온난화는 지구의 자정 작용에 의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논리도 내세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지구 온난화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이미 누구나 알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이든 에너지의 직접 생산에 필요한 석탄과 석유 등의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이 가장 큰 요인이다.
즉, 온실가스가 주범이다.
여기에 인간의 산림과 습지 등에 대한 무분별한 자연 훼손과 화학제품의 과도한 사용에 따른 지구 환경 오염도 원인의 하나다.
현 상태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상이나 기후 이변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는 무조건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거의 식량만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문명의 혜택이 대부분 에너지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사용을 축소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난제에서 비교적 손쉽게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단열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최종 에너지 부문별 소비량은 산업 61.4%, 수송 18.5%, 가정과 상업 17.8%, 공공 2.4%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생산하는 에너지의 20% 이상을 사람이 활동하는 건축물을 통해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즉, 건축물의 외부에서 에너지를 유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 할 수만 있다면 에너지 생산을 20% 줄여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비용에서도 2018년 기준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 원료 수입액 1460억달러의 20%인 292억달러(환율 1200원으로 산정하면 약 35조원)를 줄일 수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열과 자체 생산하는 에너지로 에너지 자급이 가능한 제로에너지건물이 보편화 될 경우 황당한 가정은 아니다.
이처럼 단열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에너지 사용량을 그나마 손쉽게 줄일 수 있는 대안이다.
수송 부문은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조금 줄고 있지만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데 아직까지는 화석연료가 주력인 만큼 한계가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수소와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문은 전기 에너지 생산과정은 물론이고 공장을 가동하는데 직접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서는 더 더욱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건축물은 제대로 된 단열재를 포함한 건축 마감재를 사용하고 건축물 자체에 최소한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만 설치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 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그린 뉴딜 가운데 그린리모델링을 시행하고 있다.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누수를 막기 위해 우선 공공건축물부터 단열재를 포함한 마감재를 교체하고 있다.
다가구 주택 등 민간부문에도 이자 지원을 통해 단열재 교체 등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홍보 부족과 소비자와 국민들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 부족으로 이처럼 온실가스를 줄이는 첩경인 단열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이천 화재를 포함한 잇따른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그저 가연성 단열재 때문이라는 단순하고 객관성이 결여된 정보만 머리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단열재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으면서 언론과 정부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오히려 잘못된 정보만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나 국민들은 단열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부족으로 건축물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 채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
올바른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은 거시적으로는 기후 변화를 불러오는 에너지 과다 사용을 막기 위한 가장 손쉬운 예방책이다.
미시적으로는 신축이든 기존 건축물이든 에너지 누수를 막아 비용 절감과 함께 원활한 실내 활동 보장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필수 도구다.
올 연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인간의 활동을 제약하고 경제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나름대로 대처를 잘해 OECD의 경제성장율 전망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위기 상황에 선방한 모범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전염병에 대해 전 국민이 제대로 된 정보를 인지하고 행동으로 실천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단열재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전염병처럼 소비자나 국민들이 일일이 확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깊은 관심을 통해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고 단열재의 특성에 맞게 건축물에 이용한다면, 경제적 비용 절감은 물론 본인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반도를 최악의 상황으로 내몬 장마와 집중 호우의 원인이, 일상에서 단열재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용도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실생활과 직접 연관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눈에서 벗어나 있는 단열재에 대한 깊은 관심이 개인과 국가, 전 지구를 위한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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