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재활용 안 돼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수 십 만톤 폐단열재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2 14: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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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계열 단열재, 닫힌 재활용으로 현실적으로 물질회수가 가능한 제품
우레탄폼 페놀폼 단열재, 많은 노력에도 아직 물질회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실질적 재활용 외에는 플라스틱 신규 생산 막을 수 없어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 야기

              페놀폼단열재 

 

신이 준 최대의 선물로 불리며 우리 생활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 플라스틱이 폐기 되면서 오히려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구와 인류 환경 보호를 위해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은 의무다.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유해 물질을 발생시킨다.
환경과 건강만 생각한다면 원천적으로 플라스틱을 생산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절대적으로 막을 수가 없다.
현재까지는 대체할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플라스틱 폐기로 인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재활용을 통해 최대한 신규 생산을 줄여야 한다.
재활용도 물질의 성분을 유지한 채 다시 형태만 바꾸는 실질적 재활용만이 신규 생산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실질적 재활용은 물질 재활용으로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돼 계속 순환하는 닫힌 재활용을 의미한다.

 

<지구와 인류 환경 보호를 위해서 폐플라스틱의 물질회수 재활용은 의무>

플라스틱 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열재활용은 열린 재활용으로 불리나 엄격히 말하면 완전한 재활용이 아니다.
폐기물을 열로 다시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재활용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환경측면과 플라스틱의 원천적인 생산을 줄이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재활용으로 볼 수 없다.
플라스틱을 태워 에너지로 활용한다고 해도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는 기존 화석연료와 천연자원이 여전히 투입되기 때문이다.
재활용의 핵심은 버려진 물질을 새 제품의 원료로 사용해 자원을 절약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탄소 배출을 비롯한 환경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처럼 실질적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을 처음부터 생산해야 한다.
즉, 재활용의 핵심은 버려진 물질을 새 제품의 원료로 사용해 자원을 절약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것인 만큼 열린 재활용은 무의미하다.
더구나 갈수록 폐기물의 에너지화도 쉽지 않다.
폐기물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되면서 사업성이 약화 된데다, SRF(고형폐기물)로 대표되는 폐기물 에너지화시설은 오염물질 방출로 인해 사업추진이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결국 에너지화(소각 등)가 이뤄지지 않는 폐기물은 매립장 외에는 갈 곳이 없다. 

               우레탄폼단열재

 

<플라스틱 문제 해결은 실질적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만 처음부터 생산해야>

전 세계적으로 연간 2억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다.
2040년께는 4억t으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1100만t이고, 20년 후에는 2900만t으로 3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년 후에는 바다를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6억50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전 세계적으로 20%대에 그치고 있다.
비교적 재활용이 잘되고 있는 유럽이 29.7% 정도다.
더구나 미국은 폐플라스틱의 분리수거율 마저 9.5%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는 폐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률이 50%대다.
하지만 이는 분리수거율일 뿐 엄격히는 재활용률이 아니다.
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열재활용이 아닌 기능성 재활용은 2017년 기준 23%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급증하는데다 인력과 비용 문제 등으로 폐기물 처리도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택배 19.8% 증가, 음식배달 75.1% 증가로 인해 폐플라스틱은 14.6%, 폐비닐은 11% 늘었다.
오죽하면 정부가 생수병도 재활용 가능한 유리병으로 규제하는 정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선호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사용 후 제대로 폐기 되지 못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질된다.
또 폐기를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유해물질이 방출돼 사람과 자연 환경을 침해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인류의 삶의 질을 바꾼 획기적인 발명품이지만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
플라스틱 생산의 첫 번째 작업인 석유를 정제할 때와 석유화학공장에서 플라스틱 원자재를 제조할 때 모두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폐기를 위해 플라스틱을 태우는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나온다.
다이옥신은 맹독성 물질로 식물과 동물 등 모든 먹이사슬에 농축된다.
다이옥신 물질 중 독성이 가장 강한 TCDD는 독성이 청산가리의 1만 배를 넘는다.
소각은 그나마 나은 편이고 땅에 매립할 경우에는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몇 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끊임없이 유해성 물질을 배출시켜 토양과 하천, 바다를 오염시킨다.
여기에 쓰레기 처리시설 부족과 매립지 부족으로 전국에 쓰레기 산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2025년까지만 수도권 매립지 사용이 한정돼 쓰레기 대란은 현실화되고 있다.

                  스티로폼 계열 비드법단열재

 

<폐기물 소각하는 열재활용, 환경 악영향과 플라스틱 생산 줄이지 못해 재활용으로 못 봐>

이처럼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조건 생산을 줄여야 한다.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의 45%는 포장용, 건축용 20%, 소비자 제품 12% 등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 비중이 높은 포장용을 줄여야 한다.
실제 다양한 정책과 방법 등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 상 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가 필요한데, 플라스틱의 혼합 재질 문제로 인한 비용과 인력 문제 등으로 쉽지가 않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만 70여 종이며 이 가운데 재활용 선별장에서 처리되는 것은 10여 종에 그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육안으론 똑같이 투명한 페트병도 PVC가 섞이면 양자 간에 녹는점이 달라 기계가 망가지게 된다.
같은 페트 재질이라도 불어서 모양을 잡은 페트병과 압출 성형한 페트 재질 또한 녹는점이 달라 섞이면 재활용 할 수가 없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축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해 단열재를 포함한 건축용 폐플라스틱의 양은 수 십 만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만 줄여도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건축용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유기단열재와 마감재다.
유기단열재의 경우 비플라스틱 제품인 무기단열재에 비해 가격과 효용 면에서 훨씬 뛰어난 만큼 사용을 쉽게 줄일 수 없다.
단열재가 단열의 효능이 높지 않으면 단열재로 쓸 수 없는 만큼 유기단열재의 사용은 불가피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유기단열재 가운데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만 사용하는 것이다.
유기단열재 가운데 닫힌 재활용으로 현실적으로 물질회수가 가능한 제품은 스티로폼 계열이 대표적이다.
우레탄폼이나 페놀폼 등도 많은 연구를 통해 실행에 옮기고자 하나 물질회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품 성분 자체가 폐기물 재활용 과정에서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분자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 원료로 재생하는 화학적 재활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 측면에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또 화학적 재활용인 만큼 물질회수에 의한 재활용에 비해 완벽한 재활용이 될 수 없다.
결국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는 순환경제로 불리는 재활용 외에는 답이 없다.

 

<실질적 재활용, 물질 재활용으로 다른 제품 재활용 돼 계속 순환하는 닫힌 재활용>

생산 단계에서는 천연원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원료 사용을 늘려야 한다.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은 유럽 등 세계 시장에 팔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다.
재활용이 쉬운 제품을 만든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을 생각지 않는 기업은 갈수록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30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등을 포함한 '탈(脫)플라스틱' 대책을 내놓은 것도 결국은 환경 때문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도 한계가 있다.
탈플라스틱의 핵심은 원천 감량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대변하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생산·처리과정에서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 원료 수집을 위한 대규모 경작의 문제, 유전자 조작 식물에 따른 위험, 재활용의 어려움, 독성 잔류의 위험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결국 현 상태에서는 물질 회수를 통한 재활용 플라스틱만이 즉각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물질 재활용 방법>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버린 폐플라스틱을 회수하고 이를 분쇄 과정을 통해 알갱이 단위의 원료인 ‘펠릿’(Pellet) 형태로 만든다.
펠릿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비중 차이를 이용해 선별·분리 작업을 진행한다.
선별 공정에는 원심분리(원심력을 이용해 액체에 부유하고 있는 고체를 침전시키는 방식), 적외선 분광법(적외선을 통해 화학적 정보를 얻는 방법) 등이 활용된다.
이 같이 분리된 재료들은 품질이 낮기 때문에 기존 원료와 적당한 비율(20~50%)로 혼합해
재생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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