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보다 전기 전달 능력 4배 높은 차세대 유기 반도체 소재 개발

이재철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4 14: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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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실리콘 반도체 등 무기반도체 대체 기대

[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탄소 원자가 6각형 모양을 이룬 고리가 4개 모여 삼각형 형태를 이룬 분자 '트리페닐렌'을 모아 다시 6각형 벌집 구조를 이룬 고분자 물질./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김기문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과 백강균 연구위원, 황인철 선임연구원, 김지홍 SK하이닉스 연구원팀이 반도체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실리콘보다 전기 전달 능력이 4배 높은 유기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기존 무기반도체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탄소 기반 유기반도체 소재다.
탄소물질 등으로 만들어진 유기반도체는 현재 널리 쓰이는 실리콘 반도체 등의 무기반도체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차세대 반도체다.
무기반도체의 높은 가격과 복잡한 공정, 부족한 유연성 등을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전도성 고분자(전기가 통하는 고분자 물질)를 이용하면 휘어지는 유기반도체 소재를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전도성 고분자 기반 유기 반도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서로 달라붙어 쌓이면서 수십㎚(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수준 이상으로 제조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육각 형성하기 쉬운 고분자의 하나인 트리페닐렌(여러 개의 고리가 결합한 탄소 화합물)을 활용, 그래핀처럼 벌집 구조를 가진 2차원 전도성 고분자를 합성했다.

그래핀 닮은 2차원 유기 반도체 소자 합성 과정./IBS 제공

 

그래핀은 흑연의 한 층에서 떼어낸 벌집 모양 2차원 물질로, 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해 반도체 분야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트리페닐렌 고분자는 부분적으로 양전하를 띠는데, 이 양전하 간 정전기적 반발력 덕분에 고분자들이 쌓이지 않고 용액에 골고루 분산될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트리페닐렌 분자 하나에 6개의 하이드록시기(OH)를 합성하고, 또다른 트리페닐렌 분자에 아민기(NH2)를 합성했다.
그 뒤 이들을 용매에 녹인 뒤 가열해 그래핀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 평면형 전도성 고분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수백㎛(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전도성 고분자 박막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합성 과정에서 산성 촉매를 써서 트리페닐렌 고분자가 부분적 양(+)전하를 띠게 만든 게 핵심 원리”라며 “덕분에 전기적 반발력을 갖게 된 고분자들이 서로 쌓이지 않고 용액에 골고루 분산돼 기존보다 수천~수만 배 큰 수백 ㎛ 크기의 전도성 고분자 박막을 합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용해도가 높아 골고루 분산되면 원하는 형태의 소자로 자유롭게 제작하는 데 유리하다”라며 “용액 공정을 통해 간단히 유기소자를 제작할 수 있어 반도체 소자 개발에 필요한 공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개발한 고분자는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 초고속 반도체나 고효율 태양전지, 말리는 디스플레이 등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고분자로 박막 트랜지스터를 제작해 저항의 방해 없이 전기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 비교한 결과, 실리콘보다 최대 4배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빛을 검출하는 소자로 제작해 본 결과 자외선부터 적외선까지 넓은 빛을 검출할 수 있었다. 

개발한 2차원 전도성 고분자를 다양한 현미경으로 관찰한 이미지/IBS 제공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켐’ 이달 24일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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