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재 안전성능 강화에 따라 단열재 시장 지각 변동 예상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9 1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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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후속 조치 단열재 안전성능 강화에 따라 희비 엇갈려
우레탄폼, 스티로폼 업계 고전 예상, 그라스울, 페놀폼업계 시장 확대 기회로 삼을 듯

샌드위치 패널 심재 유기단열재 금지 무기단열재 전환은 쉽지 않을 듯

정부의 그린리모델링 사업 확대에 따라 전체 제품 사용량은 급속히 증가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우레탄패널로 지어진 공장 전경

 

정부의 그린리모델링 정책 확대와 지난 4월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사고의 후속 조치로 18일 발표된 범정부 TF의 단열재 관련 규제에 따라 단열재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우선 단열재 시장 전체적으로는 그린리모델링 사업 확대에 따라 제품 사용이 늘면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의 단열재 규제 정책 시행으로 유기 단열재 생산업체와 난연 이상의 제품을 개발하지 못한 업체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단열재 시장 규모는 대략 15천억원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난연 이상의 규모는 3천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그린뉴딜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수년간 단열재 시장은 수천억원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린리모델링은 노후 건축물의 단열재 보강, 창호 교체, 고효율 에너지설비 설치 등을 통해 에너지절감형(20% 이상 감축) 건축물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말한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건축물 720만동 중 약 75%540만동이 준공 후 15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로 단열 등의 문제로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건물과 함께 민간부문의 그린리모델링 사업비 이자 지원도 병행하고 있어 단열재 시장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계 전체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천 물류센터 사고의 후속 조치로 발표된 범정부 TF의 단열재 관련 규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현재는 600이상 창고, 1,000이상 공장에만 적용되는 마감재 화재안전 기준을 모든 공장·창고까지 확대했다.

화재안전 기준이 없었던 우레탄폼 등 내단열재에 대해서도 난연 성능 이상으로 규제했다.

이천 창고의 외벽으로 사용했던 샌드위치 패널도 준불연 이상으로 강화했다.

난연은 화재 발생 시 700에서 5분 이내, 준불연은 700에서 대피시간을 10분 정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다.

지금까지는 내부단열재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이 없었지만, 이번 조치로 난연 성능 이상의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다 오는 2022년부터 샌드위치 패널의 심재를 유기단열재를 사용 못하게 하고 그라스울 등 무기단열재로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 앞으로는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 등 유기단열재는 샌드위치 패널에 아예 사용할 수가 없다는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장과 창고에 사용됐던 유기 단열재를 만들었던 업체들은 일단 무조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화재 현장에서 우레탄폼이 시공됐던 만큼 우레탄폼과 관련된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레탄폼은 화재 시 유독가스인 시안화수소 발생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프레이 형태의 뿜칠을 통해 꼼꼼한 시공과 단열 성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창고와 공장 등의 내단열재 시장을 급속히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발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뿜칠 형태의 우레탄폼은 난연 규제로 거의 사용이 금지되는 강력한 조치가 내려져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업계는 외국의 사례와 이번 화재 현장에서 시공된 우레탄폼이 저가 수주로 인한 중국산 등 저급 품질 제품이 사용된 만큼, 업계 전체적으로 제재를 내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범정부 TF에 호소해 왔었다.

하지만 결국 가연성 뿜칠 우레탄폼에 대한 난연 이상의 제재가 내려진데다, 이번 화재로 인해 우레탄폼이 화재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굳혀질까 업계는 고민하고 있다.

실제 이번 화재의 일차 원인으로 지속적으로 언론에 거론되면서 소비자의 인식과 불안감이 형성돼 있는 상태에서, 뿜칠용이 아닌 여타 우레탄폼도 화재 이전 만큼 시장에서 사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 현장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았지만 우레탄폼과 마찬가지로 단지 가연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규제를 받게 된 스티로폼 업계도 상당한 고민에 빠져 있다.

그동안 단열 성능과 가격, 시공편의성 등에서 우위를 보이며 단열재의 절대 강자였던 스티로폼 업계는 외벽 단열재 시장에서 준불연 규제가 도입되며 시장이 잠식된 상황에서 이번에 내부 단열재까지 화재안전기준이 난연으로 상향돼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더구나 2022년부터는 샌드위치 패널에도 적용할 수가 없어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난연 이상의 제품 생산에 대한 대비가 없었던 업체들은 고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난연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더라도 가연성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기존의 가격 우위의 효과를 누리기가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가격의 상승은 곧바로 시장 경쟁력 저하를 불러와 기존 시장을 지킬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그라스 울

 

반면에 포름알데히드 방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페놀폼과 시공 과정에서 패널 안에서 흘러내림 현상이 발생하고 건강 유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그라스울 관련 업계는 이번 조치를 매우 반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공장과 창고 외벽 마감재로 주로 쓰이는 샌드위치 패널의 내부 단열재를 준불연 이상의 성능 기준을 적용하고, 2년 후부터는 무기단열재만 사용이 가능해져 그라스울 업계는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KCC2018년 지붕 내화 구조 법규 시행과 함께 샌드위치 패널용 심재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호재로 보고 있다.

그라스울 패널은 가격 대비 유기 단열재에 비해 단열 성능이 떨어지고 심재의 흘러내리는 현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화재 안전기준 강화 조치에 따라 성장하고 있다.

준불연 이상의 화재안전 성능을 가진 단열재로 인식되면서 시장을 급속히 키우고 있다.

페놀폼

 

페놀폼 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까지도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방출과 관련해 정부의 확실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 논란은 있지만, 어찌됐든 이번 단열재 규제가 내단열재 시장을 확대하는데 호재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분위기다.

실질적인 준불연 성능이냐는 논란과 함께 여타 단열재 업계의 비판도 있지만 대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시장 확대의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EPS를 생산하는 공장의 A사장은 이번 화재의 원인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안전 불감증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애먼 단열재의 화재안전성능만 강화한다니 참 억울하다고 밝혔다.

“2년 후 부터는 아예 샌드위치 패널에는 사용을 금지한다고 하니 문 닫으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동안 제품 함유 용량을 속이면서 가짜 저급 제품을 만들어 내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린 업체를 걸러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는 여론도 있다.

스티로폼 업계 종사자 B씨는 이천 화재에서 저급의 우레탄폼이 사용돼 문제가 됐던 만큼 이번 기회에 단열재 업계 전체적으로 제품 함량을 속여 판매하는 업체를 시장에서 완벽하게 퇴출시켜야 한다지속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업에 투자했던 회사들이 가짜 제품의 범람으로 심각한 경영 위기까지 겪는 시장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부 대책에서 샌드위치 패널의 심재를 오는 2022년부터 유기질 단열재 사용을 금지하고 무기질 단열재로 전환한다는 규제는 유기질 단열재 업계의 반발이 지속적으로 예상돼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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