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플라스틱 연료화 재활용은 태운 만큼 다시 생산해 재활용 의미 퇴색
생분해 플라스틱도 폐기물 처리 과정 난제와 생산 과정의 환경 침해 논란 야기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육지 토양의 오염을 넘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져 바다 해양생물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최종 포식자인 인간이 다시 섭취하고 있다.
여기에 플라스틱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부상하면서 일회용품 사용 등 생산 감소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포장재 사용이 늘어나며 폐플라스틱, 폐비닐도 오히려 대폭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현재 플라스틱 사용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규모는 지금의 3배인 3300만t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연간 480만 톤에서 1천270만 톤이 강과 호수,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지난 2016년 기준 451만 톤이며 전체 쓰레기 가운데 2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처럼 지구 환경 오염은 물론 직접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
현대 사회에서 플라스틱은 인류가 만든 최대의 발명품이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생활 곳곳에서 이용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생산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생수병에서부터 가전제품, 집안 인테리어, 건축물, 공장, 의류, 화장품, 자동차 등 모든 곳에서 플라스틱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플라스틱이 인류를 위협하게 되면서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문제 해결의 원칙은 단순하게 세 가지 방법이다.
플라스틱 사용과 생산을 막을 수 없으니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플라스틱을 소각 등을 통해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처음 생산할 때부터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폐기 후 종이처럼 자연 분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썩는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최대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첫 번째 방법인 페플라스틱의 완전한 제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산과 유통, 소비 과정을 통해 버려지는 절대량에 비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 기술적 측면 모든 점에서 완벽한 제거에는 한계가 있다.
설령 처리를 한다 하더라도 심각한 환경오염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손쉬운 방법으로는 매립이 있으나 오랜 기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특성 상 토양과 수질의 오염을 막을 수 없다.
결국은 소각을 해야 하나 이 또한 공중으로 퍼지는 다이옥신 등 공해 물질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못해 공기와 토양, 바다를 통해 결국 인간을 위협하게 된다.
두 번째는 생분해성이라 불리는 썩는 플라스틱을 처음부터 생산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 보다도 폐기물 처리 과정이 힘들거나 생산 과정의 환경 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전분과 미생물 재료를 활용하는 ‘천연계 분해성 플라스틱’과 석유 유래 성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드는 ‘석유계 분해성 플라스틱’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이 중 천연계 분해성 플라스틱이 석유계에 비해 더 잘 분해되고 가격이 저렴하다.
옥수수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인 폴리젖산(PLA)으로 만드는 ‘옥수수 플라스틱’은 병이나 일회용 수저, 포장용 랩, 그릇 등의 제조에 사용된다.
석유제품 플라스틱과 형태는 유사하지만 폴리젖산은 주로 옥수수에서 추출하며, 사탕무나 카사바, 사탕수수 등 다른 작물들로 만들기도 한다.
제품에 붙어 있는 ‘PLA’라는 표시는 “퇴비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냥 방치해서는 문제가 생긴다.
생분해 인증을 받은 플라스틱이라 해도 자연 상태에선 잘 썩지 않기 때문이다.
일정 정도의 열이 가해져야 플라스틱이 분해되기 때문이다.
즉, 썩는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해도 그 제품을 일반 쓰레기처럼 버릴 수 없다는 의미다.
즉, 자연환경에서는 실질적으로 썩지 않는 ‘썩는 플라스틱’인 것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국내외에서 사용 가능 인증을 받으려면 일정 조건(온도 58℃±2℃)에서 6개월간 방치됐을 때 일정 정도 분해돼야 한다.
나라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70~90% 분해되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일정 조건(온도 58℃±2℃)에서 90%가량 분해된 제품만 판매 및 유통 인증을 내준다.
이 기준을 통과해 생분해로 지정된 플라스틱이라도 일반 쓰레기처럼 매립해 처분할 수는 없다.
자연환경과 인증 조건(온도 58℃±2℃)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생분해 플라스틱 이용이 늘어도 환경오염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기온이 50℃가 넘어야 분해되는데 자연환경에서는 기온 50℃를 넘는 상황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자연 환경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이 썩는 과정을 실험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영국 폴리머스대학의 해양환경학자인 이모젠 내퍼(Imogen Napper) 박사는 2019년 6월 생분해 플라스틱의 자연환경 분해도에 관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지를 땅에 매립, 바다에 유기, 공기 중 노출 3가지 조건으로 구분해 처리한 다음, 3년 후 분해 상태를 확인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지는 3년이 지나도 땅속에서 썩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해양과 공기 중에 방치된 제품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또 천연계 생분해 플라스틱의 급속한 사용은 오히려 환경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분이 주재료인 만큼 대량생산을 하려면 곡물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살충제, 비료 등 농업용 원료가 다량 투입돼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킨다.
생분해 플라스틱의 원래 목적인 썩혀서 자원순환을 하게하는 친환경 효과를 상쇄시키는 것이다.
제조비용도 생분해 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보다 30~50% 비싸다.
내구성도 천연계 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의 약점이다.
강도가 떨어지는데다 열과 물에 약해 음식을 담기에도 부적합하다.
석유계 분해성 플라스틱은 전반적으로 천연계 분해성 플라스틱보다도 분해성이 떨어진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플라스틱과 공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강도가 떨어져 재활용이 아예 불가능하다.
또 일반 매립으로는 처리할 수도 없다.
여타 일반 제품과 똑같이 생긴 생분해 제품이 퇴비 처리되지 않은 채 쓰레기매립지에 버려지면 아주 오랜 기간 썩지 않은 상태로 있게 된다.
여기에 페트병이 생분해 재활용 공정에 섞여 들어오면 공장 시스템을 망치게 할 수도 있다.
결국 분리수거를 통해 생분해 플라스틱을 따로 모아 처분해야 한다.
많은 시간과 비용의 투입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의 재활용 대책도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보다는 일반 플라스틱 재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환경부측은 일반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활성화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환경부의 입장처럼 현 상태에서는 플라스틱으로부터 환경을 지키는 세 가지 방안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것은 재활용 밖에 없다.
현재 재활용으로 인정되는 종류는 물질회수(기능성 재활용)와 에너지 형태로 재활용하는 연료화, 화학적으로 분해해 다시 원료 또는 유류로 환원하는 유화환원의 세 가지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의 절대 생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능성 재활용인 물질회수 밖에 없다.
연료화와 유화환원은 폐플라스틱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차원에서 재활용이다.
물질회수는 폐플라스틱을 최대한 동일한 플라스틱 원료로 선별한 뒤 이를 분쇄하거나 가공을 통해 다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전체 플라스틱 수요량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으로 채워주는 형태다.
당연히 화석연료를 재료로 하는 플라스틱의 신규 생산을 줄여 지구의 환경오염을 막아내는 최고의 친환경 방법이다.
결국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려면 무조건 플라스틱을 덜 써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써야 한다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장 효과적인 재활용은 기능성 재활용인 물질회수로 지구와 인간의 환경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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