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단열재로 만든 가짜 샌드위치 판넬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2 11: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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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 생산업체와 판넬 생산업체 사기 제품 만들어 저가에 유통
단속해도 처벌 약해 악순환 정직한 업체 죽고 시장질서 무너져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주택이나 공장용 건축 등에 사용되는 샌드위치 판넬 가운데 규격이 미달된 가짜 제품이 상당수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는 물론 제대로 된 제품 생산업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단열재를 가짜로 생산하는 업체나 이를 알고도 재료로 사용해 판넬을 만들어내는 업체가 단속에 걸리거나 고발을 당해도 처벌이 너무 미미해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샌드위치 판넬은 조립식 판넬의 한 종류로서 철판 사이에 보온재(단열재)를 넣고 견고하게 압착시킨 것이다.
공장이나 창고 건물 등을 지을 때 벽체나 지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전원주택이나 농가주택용 건축 재료로도 애용되고 있다.
단열 성능이 우수한데다 콘크리트 주택이나 목조주택, ALC 주택 등과 비교하여 건축비가 저렴한 편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다.
문제는 상당수 판넬 생산업체에서 판넬 가운데 들어가는 단열재(보온재)를 열전도율이나 밀도를 속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샌드위치 판넬용 단열재로는 발포폴리스티렌(EPS)이나 압출법보온판(XPS), 우레탄폼, 페놀폼, 미네랄울, 그라스울 등 일반적인 단열재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판넬 제작 과정에서 제품 규격대로 열전도 성능에 맞춘 단열재를 사용해야 하나 성능이 떨어진 단열재로 판넬을 만든 후 제대로 된 규격 제품인 양 팔아 먹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티로폼으로 잘 알려진 발포폴리스티렌(EPS)이나 압출폴리스티렌(XPS)이 들어가는 제품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스티로폼 단열재 생산업체들은 질이 떨어지는 값싼 원료인 중국산 비드를 사용하는 데다, 이마저도 납품 규격을 지키지 않고 열전도율이 형편없는 저질 단열재를 생산해 내고 있다.
샌드위치 판넬의 특성상 철판 사이에 들어가는 단열재의 품질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열전도율이나 밀도를 지키지 않고 외형상 부피만 규격에 맞춰 판넬 제작업체에 팔아 넘기고 있다.
판넬 생산업체는 이 같은 내용을 뻔히 알면서도 저급 제품을 값싸게 납품받아 이익을 남기고자 규격에 맞지 있는 단열재를 그대로 사용해 판넬을 제작하고 있다.
심지어 단열재 생산업체는 조작된 제품 시험성적서를 판넬업체에 넘기고 단속에 걸릴 경우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며 납품을 하고 있어 판넬업체들이 쉽게 부정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예전부터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언론의 보도나 감독청의 단속에 적발이 된 적이 있었으나 그 순간만 넘기고 불법을 지속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이유는 한 가지다.
문제가 돼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규격을 어긴 제품으로 사기 시공을 하다 단속에 걸려도 재시공 명령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법기관에 고발해도 벌금 조치에 그치는 등 경미한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불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정상적인 제품 가격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싼 가격으로 단열재와 판넬업계의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제대로 된 규격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정직한 단열재 생산업체들은 불법을 저지르며 단가를 후려치는 이들로 인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샌드위치 판넬 생산업계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판넬 가격이 10년 전보다 떨어진 이유가 가짜 싸구려 제품이 유통되면서 시장 질서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철판을 포함한 원재료 가격이 모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생산업체가 내놓는 가격은 정당한 제품을 만들 경우 도저히 생산할 수 없는 가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수 조사를 통해 제품의 정확한 품질을 분석해 문제가 있으면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단열재 생산업계도 마찬가지로 업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대로 된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단열재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질이 떨어지는 저가의 중국산 저급 비드 등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규격을 아예 지키지 않고 저질 제품을 생산한 후 시험성적서까지 조작해 규격 제품으로 둔갑시켜 유통시키는 행위는 완벽한 사기”라고 분노했다.
또 “현재 이 상태로 유통이 방치되면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다 망하든지 살려고 가짜 사기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게 된다‘며 ”진심으로 소비자와 정직한 생산업체를 위해 국가 공권력이 제대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레탄이나 그라스울을 사용하는 샌드위치 판넬 일부 제품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레탄 판넬은 불연제품이라고 판매하고 있으나 규격에 맞지 않는 저급 제품이 재료로 사용 돼 단열과 불연 기능에 문제가 있는 제품도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잇다.
그라스울 판넬도 밀도를 속인 제품이 재료로 사용돼 단열은 물론 처짐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단열재를 생산하거나 이를 이용해 판넬을 만드는 업체들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국토부 등 단속 관청은 단열재 생산업체의 전수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피해를 막고 정직한 생산 업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다./이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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