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포스텍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이재현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이 99% 이상 효율을 내는 태양광 기반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태양광 해수담수화 기술은 광열반응(빛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으로 해수를 증발시켜 얻은 증기를 응축해 식수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외부로부터 전기 공급이 필요 없고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은 장점을 지닌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은 멤브레인(특정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액체 혹은 고체의 막)의 성능이 중요하다.
증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친수성 표면은 필수다.
친수성 표면엔 증발 과정에서 생성되는 소금 결정이 쉽게 쌓이기 때문에 증발 효율이 떨어지는 애로사항이 있다.
그동안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등 광열 성능이 우수한 탄소복합소재를 써서 ‘광열 멤브레인’을 이용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상용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비싼 탄소복합소재 대신 ‘각설탕’을 활용해 광열 멤브레인을 제작했다.
다공성 실리콘 구조에 각설탕을 코팅시켜 높은 증발 효율을 갖는 광열 멤브레인이다.
초친수성과 열 국부화 특성을 갖는 신개념이다.
열 국부화는 열이 외부로 전달되지 않고 발생 지역에 한정돼 표면온도를 급속도로 높이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멤브레인 내부 구조를 유체학적 관점에서 최적화해 바닷물 증발 시 생성되는 소금 결정을 멤브레인이 스스로 제거하는 자정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태양광 세기(1㎾/㎡)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물의 증발률보다 5.1배 높은 2.045kg/㎡ 증발률을 보였다.
담수 효율은 역대 최대인 99.997%에 달했다.
개발한 멤브레인을 적용한 해수담수화 시스템을 건물 옥상에 3개월간 설치한 결과 매일 증발기 면적 ㎡당 25~30L의 식수가 만들어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증발용 광열 멤브레인의 내부 유체현상은 아무도 연구하지 않았던 영역이라 어려운 도전이었다”며 “난관이 닥칠 때마다 기계, 광학, 화학 등 다양한 연구분야 학자들과 논의해 돌파구를 찾았다”고 했다.
또 “기존 담수화 기술과는 차별화된 기술로, 현재 산업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형 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섬이나 오지 마을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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