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추가로 낮춰잡을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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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최근 수출 규제 보복 조치로 일본과 대치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우리 경기에 대한 우려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재확인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지난 18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결정한 기준금리와 올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재위 업무보고에 출석해 “대외여건이 우호적이지 않고, 특히 일본에 대한 수출 규제는 이번 전망(지난 18일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추가하향조정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춰잡은 2.2%를 제시한 바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성장률 전망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전망치에는 추경 효과가 반영됐다”라며 “추경이 안 되면 성장률은 낮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25일 발표될 2분기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물경제 여건과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을 같이 봐야 해 구체적으로 예단할 수 없다”라고 밝혔지만, 여지는 남겼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시 “대응 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으로 경제 상황에 대응할 여력은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1.50%로 결정했다.
이날 추경호 간사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현실화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하향조정하고 추가 금리 인하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에서도 한은이 선제적 대응은 했지만 연내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하향조정 폭과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크고 빨랐기 때문. 그간 한은이 시장의 충격을 고려해 비교적 낙관적인 판단을 해온 터라 이번 대응은 우리 경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판단할 수 근거가 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외에도 이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재 2%대 초반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2.5%~2.6%)보다도 아주 낮다”라며 “한은이 경기 회복 뒷받침을 정책 우선순위로 두겠지만 재정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금융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선 작게 판단했다.
이 총재는 “일본계 금융기관의 자금흐름 등을 3주 정도 모니터링했는데 이전과 다른 특이한 동향은 없다”라며 “그럼에도 일본이 국내 투자금이나 대출금을 회수할 경우 예기치 못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태 악화를 사전에 막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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