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 소재 아기용 젖병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검출 돼

이재철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3 09: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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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온도 95도에서 방출량 최고, 전자레인지 이용도 피하고 젖병 안 분유를 흔들지 말아야

[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기 젖병/기사와 연관없음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아기용 젖병에서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뜨거운 물에 접촉할 경우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 연구진이 전 세계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되는 폴리프로필렌 젖병 10개에서 대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푸드’지에 개재했다고 최근 밝혔다.
젖병을 고온 소독하고 우유나 이유식 등을 담는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와 더 작은 나노 플라스틱 입자가 만들어져 유아가 그대로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노플라스틱은 그 수가 리터당 수조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된 젖병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용기의 주재료로, 이것으로 생산된 젖병은 세계 생산량의 82%를 차지한다.
젖병뿐만 아니라 일반 용기나 접시를 만드는 데도 두루 쓰인다.
연구진은 보건기구 기준에 맞춰 깨끗이 씻은 새 젖병을 95도 정제수에 5분간 담가 멸균 처리해 공기 중에서 말린 뒤, 70도의 정제수(우유 대체용)를 젖병에 넣고 180rpm 속도로 60초 동안 흔들어줬다. 이어 물을 식힌 뒤 이를 구멍 지름 0.8㎛(1㎛=0.001㎜)인 금코팅 필터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냈다.
그 결과 젖병 제품별로 리터당 130만~1620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평균 400만개였다.
연구진은 특히 젖병은 21일에 걸친 시험기간 동안 계속해서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방출되는 입자 수는 수온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물 온도를 25도, 40도, 70도, 95도로 나눠 시험한 결과 95도로 높였을 때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가장 많았다.
시험 대상으로 삼은 10개 제품의 점유율은 전체의 69%에 이른다.
연구진은 분석 대상으로 삼은 48개 국가의 분유 이용량과 모유 수유율, 젖병 제품별 시장점유율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생후 12개월 된 유아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은 하루 평균 158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성인들이 물이나 식품, 공기를 통해 하루 평균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 600개의 2600배나 되는 양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최저는 중국으로 1만4600개였으며, 최고는 네덜란드로 455만개였다.
한국 유아는 하루 평균 143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 시험 대상 국가 가운데 빨대 등을 포함한 폴리프로필렌 관련 젖병 제품을 쓰는 비율이 43%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오세아니아와 북미, 유럽이 각각 210만개, 228만개, 261만개로 높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대부분 50만~90만개 사이였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나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물을 끓인 뒤 비플라스틱 용기에서 분유를 탄 다음 상온으로 식힌 뒤 젖병에 옮길 것을 권고했다.
전자레인지 이용을 피하고, 젖병 안에 든 분유를 흔들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필립 슈바벨 비엔나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문제에 있어 획기적인 이정표”라며 “논문에 제시된 위험에 더해 미세플라스틱이 현실에서 유아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특히 이같은 연구 결과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일한 기존 연구를 정면으로 반박한다며 급박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WHO의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300~600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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