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지 붙여 열을 전기로 바꾸는 스펀지형 열전소재 개발

이재철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8 09: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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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압축 복원되는 탄성 활용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 적용도 가능

[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스펀지형 열전소재의 압축 안정성 실험 결과/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열원의 형태와 관계없이 어디든지 붙일 수 있는 ‘스펀지형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열전소재는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소재로 온도 차에 의해 전기가 발생한다.
스펀지형 열전소재는 구부러지고 늘어나고 압축이 돼, 열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붙여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다.
연구팀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 용액을 코팅했다.
탄소나노튜브를 물리적으로 분산시킨 용매를 스펀지에 도포한 후, 용매를 빠르게 증발시킨 것이다.
모양을 만들어주는 틀 없이 스펀지를 이용하는 간단한 제조방법으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거푸집 없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셈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열전소재는 무기 소재로 만들어져 유연하지 못했다.
사람의 몸이나 자동차 등 다양한 곡면의 열원에 붙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제조공정 자체도 까다롭고 복잡하다.
연구팀은 이전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유연한 열전소재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어리얼스'에 발표한 바 있다.
딱딱한 열전소재를 스펀지와 유사하면서도 높게 쌓을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폼을 만들었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완벽하게 유연한데 한계가 있는데다 압력을 가하면 부서지는 것도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열전소재를 고무 기판에 넣어 사용해야 했다.
연구팀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펀지로 열전소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개발된 유연한 소재는 지지체나 전극의 유연성을 이용한 것”이라며 “소재 자체가 유연한 건 이번 스펀지형 열전소재가 처음이고 제조방법도 간단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펀지형 열전소재는 열전소재의 전기적 특성과 스펀지 고유의 성질도 그대로 유지한다.  

스펀지 형태의 열전소재 제작 과정/한국화학연구원

 

실험 결과, 열전소재를 압축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1만번 반복해도 형태는 물론이고 전기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압축 전과 압축 후의 저항값이 각각 1.0Ω(옴), 0.3Ω으로 그대로 유지됐다.
스펀지에 기공이 무수히 많아 변형에 강하기 때문이다.
스펀지의 탄성을 이용한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압력이 커질수록 발전량도 덩달아 높아졌다.
열전소재를 압축했을 때 최대 2㎼(마이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 압축 전과 비교해 발전량이 10배 정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스펀지의 압축되고 복원되는 탄성을 활용해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기계적 성질이 요구되는 자동차 등에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자동차에서 사용하고 난 후의 열이나 온천수를 이용한 열전발전 시작품의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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