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외환 당국의 고강도 개입과 실질적인 물량 투입, 근본적 대책 아니다"

정두수 기자 / 기사승인 : 2025-12-30 13: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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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은 해소, '언 발에 오줌 누기'처방
노동 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통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 늘도록 기업 경영 환경 조성이 해법

정부가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경제 양극화와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 사실상 '환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외환 당국의 고강도 개입과 실질적인 물량 투입이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50원가량 급락하는 등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 전문가로 불리는 김광석(경제 읽어주는 남자 저자) 연구원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정부의 3대 환율 안정 대책을 분석하며,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이번에 꺼내 든 카드는 외환 시장 내 달러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늘리는 '수급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연구원은 이를 크게 ▲개인(서학개미) ▲국민연금 ▲기업을 타깃으로 한 3가지 정책으로 요약했다.
첫째, 개인 투자자의 자금 리쇼어링(환류) 유도다. 일명 '서학개미'가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각하고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추진한다.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자금을 국내로 되돌려 달러 공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기존 국내 주식 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나 부자 감세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외환 시장의 큰 손' 국민연금의 환 헤지 전략 수정이다. 기존에는 해외 투자 시 달러를 시장에서 직접 매수(현물환)해 나갔으나, 앞으로는 선물환 거래 비중을 늘리거나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와프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외환 시장에서 당장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를 줄여 환율 상승 압력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셋째, 기업의 해외 자금 국내 반입 유도다.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국내로 들여올 때 법인세 혜택(이익금 불산입률 상향)을 부여해, 기업들의 달러 곳간을 열고 국내 외환 시장에 달러가 풀리도록 유도한다.
김광석 연구원은 이러한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에 대해 "환율을 일시적으로 찍어 누르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펀더멘털(기초 체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환율 불안이 단순한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한미 간의 금리 격차, 미국의 빠른 유동성 공급 속도 등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대책은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먹이는 것과 같은 대중요법"이라며 "약효가 떨어지면 환율은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결국 해법은 '돈이 들어오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돈이 나가는 것을 막는 규제보다는, 노동 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는 기업 경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구조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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