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막걸리 종량세 시대 열렸다

김슬기 / 기사승인 : 2019-06-05 16: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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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맥주 ℓ당 830원 감소, 병맥주·페트는 각각 16원·27원 상승
주류 가격 변동 관심 모아지는데 업계는 “아직 미지수”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당정 협의에서 주세 개편안이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캔맥주도 ‘4캔 1만 원’하는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가 국산 상품에 대한 세금 부담을 낮춰 수입산과의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50년 만에 세금 체계를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주류 가격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각 사의 사정에 따라 세부담 흡수 정도가 각기 달라 업계에선 아직 소비자 가격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주세법 개편과 관련해 전체 주종의 종량세 전환 대신 맥주와 막걸리부터 단계적으로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맥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50여 년만의 종량세 전환…국산·수입 차별 없어진다
5일 기획재정부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맥주와 탁주(막걸리)의 세금 방식을 ‘술값’ 기준인 종가세에서 술의 양이나 알코올 농도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전환하기로 했다. 단 소주는 종가세를 유지한다.

이번 개편은 지난 1969년부터 유지한 종가세 체계를 50년 만에 바꾼 것이다. 기존 종가세 체계는 고품질 주류 개발과 생산에 한계를 지적받아 왔다.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국 가운데 30개국이 종량세를 도입하고 있으며 종가세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 멕시코, 칠레뿐이다.

이번 종량제 도입은 수입 맥주가 ‘4캔에 1만 원’이라는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촉발이 됐다. 수입 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5년 8.5%였다가 2018년(잠정치) 20.2%까지 상승한 반면 국내 맥주는 2015년 91.5%에 달했던 점유율이 2018년(잠정치)에는 79.8%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국내 맥주 제조업계는 국산과 수입산의 과세표준 차이가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해왔다.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 이윤, 판매관리비가 포함된 출고가가 기준이지만 수입 맥주는 이윤과 판매관리비가 제외된 수입신고가격이 기준이다.

◆ 219원 더 저렴해진 주세…캔맥주 가격은
양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제가 적용되면 용기별로 세부담이 달라진다.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3사(OB맥주ㆍ하이트진로ㆍ롯데주류) 기준 캔맥주에 적용되는 주세는 ℓ당 830원으로 현재보다 291원 저렴해진다. 반면 병맥주는 ℓ당 16원, 페트는 27원 상승한다.

주세 외에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캔맥주에 붙는 세금은 현재보다 415원이 떨어진다. 소비자들이 주로 소비하는 500㎖를 기준으로 하면 207.5원의 세금이 감소한다. 반면 생맥주는 455원이 오르게 된다. 탁주의 경우에는 ℓ당 41.7원으로 종량세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맥주 출고가에도 큰 변동이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캔맥주 세부담 감소와 병맥주·생맥주 세금 증가가 업체 내에서 상쇄가 가능하기에 소비자 가격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류 업계에선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해 아직 출고가를 단언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에너지단열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세금 적용으로) 국내 맥주를 포함해 수입산까지 각 회사가 받는 영향은 각기 다르다”며 “(과세에 따른 영향이)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흡수가 가능한지의 여부, 또 경쟁업체들과의 관계 등이 고려돼 판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는 가격 변동 사항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4캔에 1만 원’으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수입산과 같이 국산 맥주 또한 동일하게 적용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캔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이 떨어지는 건 맞지만 병맥주나 생맥주가 올라가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여러 가지 나올 수 있다”며 “캔맥주는 내리고 나머지는 올린다던지, 아니면 상쇄를 해 (소비자 가격에) 적용을 시킨다던지 등 각 사 사정에 따라 4캔 1만원이 가능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또는 없을 수도 있다”고 아직 판단이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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